#천영록님
너무 좋은 글이라 꼭 읽어보시기 추천합니다.
두물머리 천영록대표 페북 글
https://www.facebook.com/juliuschunpage/posts/pfbid0DQdGKST87fk7zwgqirBMrpgvH5Y2E79NrhvoxGwHNu7LaaatGHKSVzw49nPVTe3Vl
최근 투자나 트레이딩을 하다가 실패하신 분들이 아주 많은데, 상당수가 심리적으로 정신적으로 무너졌음을 호소하시기도 한다. 과거에 꽤 성공을 하였던 분들 중에도, 이럴때 무엇이라도 좋으니 힌트를 달라고 하신 분들이 있었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할지 고민해봤다. 내가 결코 지금 트레이딩의 고수거나 해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경험이 길다거나 더 많은 위기를 일선에서 경험했다는 점에서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있는 것 같다.
투자자의 실패부터 살펴보자면, 그 개념이 사실 조금 애매하다. 투자란 일종의 흥정 과정이라 생각한다. 자신만의 투자 기준치가 있었고, 끝없이 좋은 흥정을 찾아나서고 있는 중이라면, 지금 시장이 유난히 더 '흥정하기 나쁜 구간'이라고 할 순 없다. 이런 경우엔 왠만한 손실이 나더라도 '실패'라고 할 수 없다. 더욱이 흥정의 관점에서 본다면 가격이 좋아지는 구간에 굳이 더 암울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쉽진 않지만, 되려 지금 기뻐하고 있어야 정상이다. 투자자에게 있어 진정한 손실이란 '영원히 복구할 수 없는 손실의 확정'이다. 즉 오판으로 인한 파산, 혹은 거대한 손실을 원칙 밖에서 모두 실현한 것이다. 실제로 많이 발생하는 일이고, 평소에 우리가 하는 의도적인 투자 분석 노력은 이를 막기 위함이다. 영원히 복구할 수 없는 손실을 겪을 일을 회피하는 것.
그런데 이런건 투자자 관점이고. 트레이딩 관점에서 수익이 크게 흔들린 경우엔 무엇을 떠올려야 할까라는 질문이 나를 더 고민케하였다.
보통 전문 트레이더들이 가지고 있는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보편적 원칙 하나가 있는데, 그건 손실이 났을 때 의외로 그 손실의 만회 가능성을 줄인다는 것이다. 큰 폭의 손실이 나면, 큰 폭의 승부 혹은 버티기를 통해서 모두 만회 하고 싶은게 사람의 마음이다. 트레이더도 인간인 이상 늘 큰 승부는 큰 손실 뒤에 지르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평소엔 10%의 수익을 기대하다가도, -50%가 나면 +100%로 만회하려는 영웅적 심리가 발동한다.
그러나 상황이 무엇이건 간에, 나의 경우엔 기대수익률을 낮췄다. 장기적으로 생존하는 대부분의 선후배들도 비슷했다.
가끔 전설처럼 들려오는 승부사들이 개인적으로 -20억 등 밑바닥까지 갔다가, 혹은 트레이딩 룸에서 마이너스 몇천억을 갔다가 기가 막힌 승부수로 반전했다는 이야기들이 들려온다. 그러나 그건 오해다. 이야기가 와전된 것이다. 밑바닥까지 갔었지만, 거기서 모두 손절 당하고, 오랜 세월 다시 복기하면서, 모든 습관을 다 뜯어고치고, 멘탈과 심리를 다 정리한 이후에, 차근차근 조금씩 벌고 벌다가, 자신감이 붙고 수익이 쌓였을 때 기어코 정론대로 일어섰다는 거대한 서사를 압축한 것이다. '엄청나게 손실 보고 있었는데 잘 버텨서 더 성장했어. 그게 남자지' 이런 식으로 중간의 모든 중요한 정보가 편의상 편집된다. 문제는 진실이 아닐 뿐 아니라, 그런 서사로 인해 대다수의 사람은 패가망신한다는 것이다. 그런 '남자'는 한두번은 잘 버텼지만 다들 파산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다.
어디 유튜브 제목에 쓰이는 어그로일 뿐이다. '택시 기사 하던 사람이 재벌이 되었다', '중졸 출신 최저임금으로 패스트 푸드점에서 알바하던 사람이 재벌이 되었다' '전쟁통에 불법 이민을 한 피난민 아이가 재벌이 되었다' 뭐 이런 이야기와 비슷하다. 그 사이에는 대학을 붙고, MBA를 가고, 회사에서 수십번의 성공적 프로젝트를 하고, 승진에 승진을 거듭하고, 위기를 헤쳐나가다가, 상무가 되고, 전무가 되고, 대표가 되고, 기어이 창업을 하고, 망하고, 다시 창업한 그런 이야기가 다 편의상 왜곡됐다. 이야기거리를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실제론 어떻게 하는가. 평소에 10%의 수익을 기대하다가, -20%가 나면, 기대수익을 5%로 낮춘다. 3%로 낮춘다. 그 결과는 단 하나이다. 반등의 구간이 와도 훨씬 느리게 회복하고, 손실의 구간이 이어져도 훨씬 느리게 손실본다. 기대수익을 낮췄기 때문에 평소보다 손익폭의 움직임이 작을 뿐 아니라, 아마도 더 우상향 하는 승률 높은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 널뛰던 자산 곡선이 갑자기 움츠려든 쫄보의 그것처럼 재미 없게 움직인다. 기회가 주어져도 반등이 매우 느리다. 영웅주의를 추구하는 사람한텐 그런 자산곡선이 모욕적일 수도 있다. 실제로 이렇게 기대수익을 낮춘 이후에 좋은 장이 많이 오기도 한다. 이러쿵 저러쿵, 모욕적이건 비참하건 그런건 다 의미 없다. 모두 사전에 위험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던 과거의 탓이고 이미 지난 일이다. 손실이 난 이후엔 원칙적으로 포지션을 줄이고, 상처를 핥으면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곡선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한다. 조지 소로스 휘하 모든 트레이더의 기본 덕목이다. 기회를 포기해야 한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치킨집 열개를 하다가 망하면, 스무개로 늘려서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1호점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유가 있다면 3개점으로 시작해도 좋다. 거기서 다시 자신감을 찾고, 모든 손실을 청산할 정도로 시간이 지나면, 그제서야 자신을 용서하고 다시 열개까지 늘려간다. 세월을 허비하는 것이다.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다. 그러나 그게 자산곡선의 관리라 할 수 있고, 돈을 댄 사람과, 미래를 책임지는 자기 자신과의 약속이다. 그렇지 않고 지르는 사람들은 결국 망한다. 기업인들은 이런 승부처가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한두번 운 좋은 사람들이 드라마틱한 전설을 남기기도 한다. 그러나 트레이더는 절대 아니다. 생존법을 익히지 못한 사람은 변명 많은 결과를 남길 뿐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직관과 다르지 않은가. 보통의 삼국지식 서사는, 10번의 전투에서 연달아 패하다가, 남은 1천명의 병력으로 필사의 각오로 10만 부대를 이겨내는 서사이다. 그러나 현실은, 1만명으로 패해서 3천이 되고, 또 패해서 1천이 되었으면, 어디선가 다시 처음부터 힘을 키울 때이다. 올라오면 다시 승부수는 오고 또 온다. 위험할 때마다 승부수를 던지는 사람들의 심리 때문에, 자신을 복기하며 움츠릴 줄 아는 사람이 결국 살아남는다.
이게 트레이딩에서의 대원칙이다. 최근 뭔가 잘 안풀린다면 줄이자. 줄이고 줄여서, 돈이 벌릴 때까지 줄이자. 벌리면 다시 '아주 늦다 싶을 정도'의 페이스로 기어 올라오면 딱 좋다. 큰 베팅을 하는 순간은 항상 자신의 수익이 정점에 있을 때, 가파르게 역대 최고점을 뚫고 있을 때, 쌓아둔 수익이 두둑할 때, 한번쯤 레벨업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 때이다. 직업에서도 마찬가지.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너무 좋은 글이라 꼭 읽어보시기 추천합니다.
두물머리 천영록대표 페북 글
https://www.facebook.com/juliuschunpage/posts/pfbid0DQdGKST87fk7zwgqirBMrpgvH5Y2E79NrhvoxGwHNu7LaaatGHKSVzw49nPVTe3Vl
최근 투자나 트레이딩을 하다가 실패하신 분들이 아주 많은데, 상당수가 심리적으로 정신적으로 무너졌음을 호소하시기도 한다. 과거에 꽤 성공을 하였던 분들 중에도, 이럴때 무엇이라도 좋으니 힌트를 달라고 하신 분들이 있었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할지 고민해봤다. 내가 결코 지금 트레이딩의 고수거나 해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경험이 길다거나 더 많은 위기를 일선에서 경험했다는 점에서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있는 것 같다.
투자자의 실패부터 살펴보자면, 그 개념이 사실 조금 애매하다. 투자란 일종의 흥정 과정이라 생각한다. 자신만의 투자 기준치가 있었고, 끝없이 좋은 흥정을 찾아나서고 있는 중이라면, 지금 시장이 유난히 더 '흥정하기 나쁜 구간'이라고 할 순 없다. 이런 경우엔 왠만한 손실이 나더라도 '실패'라고 할 수 없다. 더욱이 흥정의 관점에서 본다면 가격이 좋아지는 구간에 굳이 더 암울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쉽진 않지만, 되려 지금 기뻐하고 있어야 정상이다. 투자자에게 있어 진정한 손실이란 '영원히 복구할 수 없는 손실의 확정'이다. 즉 오판으로 인한 파산, 혹은 거대한 손실을 원칙 밖에서 모두 실현한 것이다. 실제로 많이 발생하는 일이고, 평소에 우리가 하는 의도적인 투자 분석 노력은 이를 막기 위함이다. 영원히 복구할 수 없는 손실을 겪을 일을 회피하는 것.
그런데 이런건 투자자 관점이고. 트레이딩 관점에서 수익이 크게 흔들린 경우엔 무엇을 떠올려야 할까라는 질문이 나를 더 고민케하였다.
보통 전문 트레이더들이 가지고 있는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보편적 원칙 하나가 있는데, 그건 손실이 났을 때 의외로 그 손실의 만회 가능성을 줄인다는 것이다. 큰 폭의 손실이 나면, 큰 폭의 승부 혹은 버티기를 통해서 모두 만회 하고 싶은게 사람의 마음이다. 트레이더도 인간인 이상 늘 큰 승부는 큰 손실 뒤에 지르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평소엔 10%의 수익을 기대하다가도, -50%가 나면 +100%로 만회하려는 영웅적 심리가 발동한다.
그러나 상황이 무엇이건 간에, 나의 경우엔 기대수익률을 낮췄다. 장기적으로 생존하는 대부분의 선후배들도 비슷했다.
가끔 전설처럼 들려오는 승부사들이 개인적으로 -20억 등 밑바닥까지 갔다가, 혹은 트레이딩 룸에서 마이너스 몇천억을 갔다가 기가 막힌 승부수로 반전했다는 이야기들이 들려온다. 그러나 그건 오해다. 이야기가 와전된 것이다. 밑바닥까지 갔었지만, 거기서 모두 손절 당하고, 오랜 세월 다시 복기하면서, 모든 습관을 다 뜯어고치고, 멘탈과 심리를 다 정리한 이후에, 차근차근 조금씩 벌고 벌다가, 자신감이 붙고 수익이 쌓였을 때 기어코 정론대로 일어섰다는 거대한 서사를 압축한 것이다. '엄청나게 손실 보고 있었는데 잘 버텨서 더 성장했어. 그게 남자지' 이런 식으로 중간의 모든 중요한 정보가 편의상 편집된다. 문제는 진실이 아닐 뿐 아니라, 그런 서사로 인해 대다수의 사람은 패가망신한다는 것이다. 그런 '남자'는 한두번은 잘 버텼지만 다들 파산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다.
어디 유튜브 제목에 쓰이는 어그로일 뿐이다. '택시 기사 하던 사람이 재벌이 되었다', '중졸 출신 최저임금으로 패스트 푸드점에서 알바하던 사람이 재벌이 되었다' '전쟁통에 불법 이민을 한 피난민 아이가 재벌이 되었다' 뭐 이런 이야기와 비슷하다. 그 사이에는 대학을 붙고, MBA를 가고, 회사에서 수십번의 성공적 프로젝트를 하고, 승진에 승진을 거듭하고, 위기를 헤쳐나가다가, 상무가 되고, 전무가 되고, 대표가 되고, 기어이 창업을 하고, 망하고, 다시 창업한 그런 이야기가 다 편의상 왜곡됐다. 이야기거리를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실제론 어떻게 하는가. 평소에 10%의 수익을 기대하다가, -20%가 나면, 기대수익을 5%로 낮춘다. 3%로 낮춘다. 그 결과는 단 하나이다. 반등의 구간이 와도 훨씬 느리게 회복하고, 손실의 구간이 이어져도 훨씬 느리게 손실본다. 기대수익을 낮췄기 때문에 평소보다 손익폭의 움직임이 작을 뿐 아니라, 아마도 더 우상향 하는 승률 높은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 널뛰던 자산 곡선이 갑자기 움츠려든 쫄보의 그것처럼 재미 없게 움직인다. 기회가 주어져도 반등이 매우 느리다. 영웅주의를 추구하는 사람한텐 그런 자산곡선이 모욕적일 수도 있다. 실제로 이렇게 기대수익을 낮춘 이후에 좋은 장이 많이 오기도 한다. 이러쿵 저러쿵, 모욕적이건 비참하건 그런건 다 의미 없다. 모두 사전에 위험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던 과거의 탓이고 이미 지난 일이다. 손실이 난 이후엔 원칙적으로 포지션을 줄이고, 상처를 핥으면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곡선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한다. 조지 소로스 휘하 모든 트레이더의 기본 덕목이다. 기회를 포기해야 한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치킨집 열개를 하다가 망하면, 스무개로 늘려서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1호점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유가 있다면 3개점으로 시작해도 좋다. 거기서 다시 자신감을 찾고, 모든 손실을 청산할 정도로 시간이 지나면, 그제서야 자신을 용서하고 다시 열개까지 늘려간다. 세월을 허비하는 것이다.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다. 그러나 그게 자산곡선의 관리라 할 수 있고, 돈을 댄 사람과, 미래를 책임지는 자기 자신과의 약속이다. 그렇지 않고 지르는 사람들은 결국 망한다. 기업인들은 이런 승부처가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한두번 운 좋은 사람들이 드라마틱한 전설을 남기기도 한다. 그러나 트레이더는 절대 아니다. 생존법을 익히지 못한 사람은 변명 많은 결과를 남길 뿐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직관과 다르지 않은가. 보통의 삼국지식 서사는, 10번의 전투에서 연달아 패하다가, 남은 1천명의 병력으로 필사의 각오로 10만 부대를 이겨내는 서사이다. 그러나 현실은, 1만명으로 패해서 3천이 되고, 또 패해서 1천이 되었으면, 어디선가 다시 처음부터 힘을 키울 때이다. 올라오면 다시 승부수는 오고 또 온다. 위험할 때마다 승부수를 던지는 사람들의 심리 때문에, 자신을 복기하며 움츠릴 줄 아는 사람이 결국 살아남는다.
이게 트레이딩에서의 대원칙이다. 최근 뭔가 잘 안풀린다면 줄이자. 줄이고 줄여서, 돈이 벌릴 때까지 줄이자. 벌리면 다시 '아주 늦다 싶을 정도'의 페이스로 기어 올라오면 딱 좋다. 큰 베팅을 하는 순간은 항상 자신의 수익이 정점에 있을 때, 가파르게 역대 최고점을 뚫고 있을 때, 쌓아둔 수익이 두둑할 때, 한번쯤 레벨업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 때이다. 직업에서도 마찬가지.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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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록님 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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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장이 다이나믹 하다.
얻고 있는 인상 + 우리의 분석 요약.
몇년, 길게는 십수년에 걸쳐 쌓여오던 테마들이 해체되는 듯한 구간이다.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등의 굳은 자물쇠가 풀어지며 큰 틀의 패턴 변화들이 발생하고 있다. 큰 틀만 바뀌는게 아니라 기회와 전략을 접근하는 작은 틀들까지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아마도 수년에 걸쳐 같은 전술만 반복하던 대형 플레이어들 (헷지펀드, 기관 등)이 한번 크게 포지션을 풀고 다시 잡아가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해봤다.
개인적으론 반가운 면도 있다. 과거 몇년은 유동성에 의한 risk on/off 라는 형광등 스위치 같은 버튼을 조작이며, 벼랑 끝까지 미국 기술주만 달려나가는 사이클 후반이었는데, 두려운 면이 있었다. 누가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불러 누가 끝까지 엑셀을 밟을 수 있는가의 싸움에서, 배트를 짧게 쥐고도 계속 휘둘러야 하는 장이었다. 머리보단 심장을 써야 하는 시장이 아니었을까. 투자를 길게 한 사람이라면 그 끝이 두렵기 마련이다.
(1) 지난 10년간의 미국 대형주 밸류에이션 상승은 지난 100여년간 최고 수준이었다. 실적 견인에 대비했을 때 더욱 그렇다. 더 빠르게 더 높게 올라간 사례를 찾기 힘들다. 저금리여서 채권 가격이 오르니까, 유동성 때문에, 기술이 자본을 대체해서, 핵심 기술인력이 실리콘 밸리 및 미국에 있어서, 서비스가 국경을 넘어서, 2000년대에 너무 후퇴해서, 여러 설명이 있었지만. 팩트는 그러하다. 미국주식이 실적대비 훨씬 비싸졌다. 반전될 것으로 예상한다. 늘 그랬듯이.
주식이 채권대비 버블이었냐 하면 그렇진 않았다. 채권에 먹을게 없으니까, 주식도 더이상 먹을게 없는 수준까지 미리 선반영해서 상승했다. 채권이 영원히 먹을게 없었더라면 주식도 영원히 먹을게 적은 수준에서 끝났을 것이다. 문제는 금리가 오르며 채권이 하락해야 하니, 아우격인 주식도 고개를 많이 숙여야만 했다.
(2) 주식 시장 전체의 밸류에이션이 상승했지만, 특히 가치주는 오르지 않고 비싼 주식은 더 비싸진 경향이 있었다. 1940년대 이후 가장 극심한 수준까지 벌어졌다. 소위 기술주 대첩이었다. 그러니 비싼 주식들만 봤을 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진 셈이다. 저평가주에 대한 투자는 고평가주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능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2020년에는 그 격차가 무려 40년 간의 가치투자의 추가수익을 다 소멸시킬 정도로 커졌었다. 2000년도에 발생한 가치투자 대학살 수준까지 후퇴했다. 급격히 반전될 것으로 예상한다. 늘 그랬듯이.
(3) 경기불황 사이클이 오면 가치주 및 고 Yield 주식군들이 월등한 사랑을 받는다. 2008년도에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이 사이클이 자연 발생하지 못해서 유예된 느낌이다. 그렇게 가치주와 고평가 주식의 갭은 좁혀지고, 주식을 기업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편하게 돈을 불리는 시기가 온다. 지난 50년간의 패턴이다.
위의 내용들을 정리해보면, 증시가 반등하더라도 저평가 주식이 상대 수익률이 높기 쉬운 구간이다. 이미 어느 정도 그러하다. 앞으로도 그럴 개연성이 높다.
지난 10년간 고평가 주식 특히 기술주들의 강세에는 인적 네트워크가 큰 작용을 하지 않았나 싶은 마음이 있다. 인적 네트워크 중에서도 실리콘 밸리, 주요 IT 기업들의 초기 멤버들을 위주로 한 아주 강력한 인적 자본의 해자가 발생했다. 예컨대 10년 전이라면,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에 있는 사람들은 우수한 동료들 곁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인력들을 이탈 시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워, 용광로 같은 기술 발전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다른 대기업들이 끌어오기 힘든 강렬한 공동체였고, 지금도 앞으로도 상당히 남아있을 일이다. 그러나. 예전만큼은 아니다. 이젠 구글도 애플도 상대적으로 일시적인 커리어이고, 좋은 개발자들은 최초의 원시촌에서 멀리 멀리 뻗어나가고 있다. 그 해자가 풀려가는 것은 아닐까. 예전엔 모든 혁신이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에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동료 경영자들은 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이젠 전장이 조금 더 평평해졌다고 느낀다.
더 나아가 많은 법인 상대 기업들이 만들어지면서, 최고의 기술력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들에서도 접근하기 쉬워지고 있다. 이제 비지니스 혁신은 도처에서 발생할 것이다. 최대 수혜자는 어쩌면 중소기업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기에 따라 대기업을 제칠 수 있는 권능이 주어졌다.
주식 외적인 영역을 보자면, 달러 강세가 극한에 치닫아 버블의 영역까지 갔다. 혹은 이런 경우를 역버블이라고도 한다. 사람들의 탐욕에 의해서가 아니라, 포지션의 청산에 의해서 발생하는 현상을 역버블이라 한다. 지난 며칠 사이 풀린 것 같다. 가파르게 각자의 가격 발견을 위해 위치를 찾아가고 있지만, 해석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다. 혼란스러운 장이고, 역으로 좋은 기회가 많을 것 같다.
국가별로 본다면, 현재의 장세를 누리고 있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들이 명료히 나뉘고 있다. 좋은 시장이 어딨겠느냐 하지만, 일본과 인도 시장은 지금 좋다. 왜 인지는 백프로 이해하지 못했다. 인도는 인플레이션 구간에 좋았었다. 단순히 원재료 때문일까? 아니면 최근 두 국가 다 국운이 바뀌어가거나, 국민들의 투자 관심도가 높아진 것일까. 혹은 중앙정부의 스탠스에 따라 환을 잃고 주식을 얻은 것은 아닐까. 정확히는 모른다. 어쩌면 다른 국가들에 대한 반사이익일 수도 있고.
시장을 보면 추세적 기회와 평균 회귀적 기회들이 골고루 (예전보다는) 늘어나는 것 같다. 동시에 투자 심리는 매우 낮아져서, 기회가 많아지기 좋은 때이다. 시장 전체는 눌려 있고, 가치투자는 기회가 좋아지고 있으니, 가치투자의 원리를 이해하는 사람에겐 적용해보기 좋은 구간이다. 십수년간 물리기도 하는 것이 투자 스타일이니 (이번의 경우엔 가치투자) 무조건 일관적으로 유지하라고는 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가치투자의 때가 오면 고성장 주식의 성장기보다 훨씬 은밀하고 조용하게 큰 부가 움직인다. 고로 깔끔하고 지속 가능한 편이다.
평생 가치투자자로 살지 않더라도 (대부분 그러라고 강조하지만) 지금 배우고 실행하기에 너무나 타이밍이 좋다고 생각한다. 가치투자가 메인이 아닌 사람으로서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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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장이 다이나믹 하다.
얻고 있는 인상 + 우리의 분석 요약.
몇년, 길게는 십수년에 걸쳐 쌓여오던 테마들이 해체되는 듯한 구간이다.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등의 굳은 자물쇠가 풀어지며 큰 틀의 패턴 변화들이 발생하고 있다. 큰 틀만 바뀌는게 아니라 기회와 전략을 접근하는 작은 틀들까지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아마도 수년에 걸쳐 같은 전술만 반복하던 대형 플레이어들 (헷지펀드, 기관 등)이 한번 크게 포지션을 풀고 다시 잡아가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해봤다.
개인적으론 반가운 면도 있다. 과거 몇년은 유동성에 의한 risk on/off 라는 형광등 스위치 같은 버튼을 조작이며, 벼랑 끝까지 미국 기술주만 달려나가는 사이클 후반이었는데, 두려운 면이 있었다. 누가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불러 누가 끝까지 엑셀을 밟을 수 있는가의 싸움에서, 배트를 짧게 쥐고도 계속 휘둘러야 하는 장이었다. 머리보단 심장을 써야 하는 시장이 아니었을까. 투자를 길게 한 사람이라면 그 끝이 두렵기 마련이다.
(1) 지난 10년간의 미국 대형주 밸류에이션 상승은 지난 100여년간 최고 수준이었다. 실적 견인에 대비했을 때 더욱 그렇다. 더 빠르게 더 높게 올라간 사례를 찾기 힘들다. 저금리여서 채권 가격이 오르니까, 유동성 때문에, 기술이 자본을 대체해서, 핵심 기술인력이 실리콘 밸리 및 미국에 있어서, 서비스가 국경을 넘어서, 2000년대에 너무 후퇴해서, 여러 설명이 있었지만. 팩트는 그러하다. 미국주식이 실적대비 훨씬 비싸졌다. 반전될 것으로 예상한다. 늘 그랬듯이.
주식이 채권대비 버블이었냐 하면 그렇진 않았다. 채권에 먹을게 없으니까, 주식도 더이상 먹을게 없는 수준까지 미리 선반영해서 상승했다. 채권이 영원히 먹을게 없었더라면 주식도 영원히 먹을게 적은 수준에서 끝났을 것이다. 문제는 금리가 오르며 채권이 하락해야 하니, 아우격인 주식도 고개를 많이 숙여야만 했다.
(2) 주식 시장 전체의 밸류에이션이 상승했지만, 특히 가치주는 오르지 않고 비싼 주식은 더 비싸진 경향이 있었다. 1940년대 이후 가장 극심한 수준까지 벌어졌다. 소위 기술주 대첩이었다. 그러니 비싼 주식들만 봤을 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진 셈이다. 저평가주에 대한 투자는 고평가주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능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2020년에는 그 격차가 무려 40년 간의 가치투자의 추가수익을 다 소멸시킬 정도로 커졌었다. 2000년도에 발생한 가치투자 대학살 수준까지 후퇴했다. 급격히 반전될 것으로 예상한다. 늘 그랬듯이.
(3) 경기불황 사이클이 오면 가치주 및 고 Yield 주식군들이 월등한 사랑을 받는다. 2008년도에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이 사이클이 자연 발생하지 못해서 유예된 느낌이다. 그렇게 가치주와 고평가 주식의 갭은 좁혀지고, 주식을 기업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편하게 돈을 불리는 시기가 온다. 지난 50년간의 패턴이다.
위의 내용들을 정리해보면, 증시가 반등하더라도 저평가 주식이 상대 수익률이 높기 쉬운 구간이다. 이미 어느 정도 그러하다. 앞으로도 그럴 개연성이 높다.
지난 10년간 고평가 주식 특히 기술주들의 강세에는 인적 네트워크가 큰 작용을 하지 않았나 싶은 마음이 있다. 인적 네트워크 중에서도 실리콘 밸리, 주요 IT 기업들의 초기 멤버들을 위주로 한 아주 강력한 인적 자본의 해자가 발생했다. 예컨대 10년 전이라면,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에 있는 사람들은 우수한 동료들 곁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인력들을 이탈 시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워, 용광로 같은 기술 발전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다른 대기업들이 끌어오기 힘든 강렬한 공동체였고, 지금도 앞으로도 상당히 남아있을 일이다. 그러나. 예전만큼은 아니다. 이젠 구글도 애플도 상대적으로 일시적인 커리어이고, 좋은 개발자들은 최초의 원시촌에서 멀리 멀리 뻗어나가고 있다. 그 해자가 풀려가는 것은 아닐까. 예전엔 모든 혁신이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에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동료 경영자들은 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이젠 전장이 조금 더 평평해졌다고 느낀다.
더 나아가 많은 법인 상대 기업들이 만들어지면서, 최고의 기술력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들에서도 접근하기 쉬워지고 있다. 이제 비지니스 혁신은 도처에서 발생할 것이다. 최대 수혜자는 어쩌면 중소기업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기에 따라 대기업을 제칠 수 있는 권능이 주어졌다.
주식 외적인 영역을 보자면, 달러 강세가 극한에 치닫아 버블의 영역까지 갔다. 혹은 이런 경우를 역버블이라고도 한다. 사람들의 탐욕에 의해서가 아니라, 포지션의 청산에 의해서 발생하는 현상을 역버블이라 한다. 지난 며칠 사이 풀린 것 같다. 가파르게 각자의 가격 발견을 위해 위치를 찾아가고 있지만, 해석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다. 혼란스러운 장이고, 역으로 좋은 기회가 많을 것 같다.
국가별로 본다면, 현재의 장세를 누리고 있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들이 명료히 나뉘고 있다. 좋은 시장이 어딨겠느냐 하지만, 일본과 인도 시장은 지금 좋다. 왜 인지는 백프로 이해하지 못했다. 인도는 인플레이션 구간에 좋았었다. 단순히 원재료 때문일까? 아니면 최근 두 국가 다 국운이 바뀌어가거나, 국민들의 투자 관심도가 높아진 것일까. 혹은 중앙정부의 스탠스에 따라 환을 잃고 주식을 얻은 것은 아닐까. 정확히는 모른다. 어쩌면 다른 국가들에 대한 반사이익일 수도 있고.
시장을 보면 추세적 기회와 평균 회귀적 기회들이 골고루 (예전보다는) 늘어나는 것 같다. 동시에 투자 심리는 매우 낮아져서, 기회가 많아지기 좋은 때이다. 시장 전체는 눌려 있고, 가치투자는 기회가 좋아지고 있으니, 가치투자의 원리를 이해하는 사람에겐 적용해보기 좋은 구간이다. 십수년간 물리기도 하는 것이 투자 스타일이니 (이번의 경우엔 가치투자) 무조건 일관적으로 유지하라고는 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가치투자의 때가 오면 고성장 주식의 성장기보다 훨씬 은밀하고 조용하게 큰 부가 움직인다. 고로 깔끔하고 지속 가능한 편이다.
평생 가치투자자로 살지 않더라도 (대부분 그러라고 강조하지만) 지금 배우고 실행하기에 너무나 타이밍이 좋다고 생각한다. 가치투자가 메인이 아닌 사람으로서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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