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dge Fund Manager’s Note - TSMC Review
이번 TSMC 콜을 듣고 가장 먼저 기록해야 할 데이터는 단순히 “AI가 좋다”가 아니라 숫자들이 이미 ‘AI가 시스템을 재정의했다’고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4Q 순이익은 160억 달러, 매출총이익률은 62.3%로 추정치를 여유 있게 상회했고, 2025년 설비투자 409억 달러에서 2026년은 520억~560억 달러로 점프하며 가이던스 중간값 540억 달러는 전년 대비 31% 증가이자 컨센서스 대비 17% 상단이며, CFO Huang은 “향후 3년간 의미 있게 높은 지출을 유지”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 숫자들이 의미하는 해석은 간단하다. TSMC가 평소처럼 ‘수요의 궤적을 보고도 투자를 아끼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을 시장이 제일 잘 알고 있는데, 그 회사가 2~3년 뒤 공급을 겨냥해 지금 500억 달러를 넘겨 베팅한다는 것은 AI 사이클이 ‘피크 논쟁’이 아니라 ‘용량과 시간의 제약’ 단계에 있다는 고백에 가깝다.
CEO C.C. Wei가 “우리의 두통, 굳이 두통이라고 부른다면, 수요와 공급의 갭이다. 그 갭을 좁히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말한 대목은, 경기순환의 통상적 신호(재고, 가격, 단가)보다 더 원초적인 물리 제약(클린룸, 툴, 전력, 패키징)이 이 업황의 상단을 결정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그러니 시사점은 ‘수요 둔화’가 아니라 ‘공급이 따라붙는 속도’로 옮겨간다.
TSMC는 대만과 애리조나에서 팹 증설을 가속하고 있고, 애리조나 2공장은 툴 반입과 설치가 올해 진행되며 고객 수요 때문에 양산 일정을 앞당겨 2027년 하반기 HVM에 들어간다고 했고, Wei는 “애리조나의 모든 것, 수율까지도 대만에 정말 가깝다”고 말하며 통상 시장이 가정하던 ‘미국 증설=수율 리스크’의 프리미엄을 줄이려 했다.
전략은 따라서 밸류체인에서 ‘수요의 방향’이 아니라 ‘병목이 남는 위치’에 자본을 두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2026년의 핵심은 파운드리의 물량 그 자체가 아니라, 52~56B의 capex가 어디로 흘러가느냐인데, 70~80%가 7nm 이하 첨단 공정으로 배분되고 나머지는 첨단 패키징, 테스트, 마스크, 기타로 분산되며, CFO가 “툴 비용은 더 비싸지고 복잡도는 증가한다”고 말한 순간부터 공급망은 단순한 레버리지 플레이가 아니라 ‘용량 확보와 생산성 개선’의 장기 계약 게임이 된다.
여기서 흥미로운 긴장감은, 시장이 새해 초에 품고 있던 두 개의 공포를 Wei가 거의 웃어넘겼다는 데서 생긴다.
첫째, 메모리 칩 쇼티지가 산업을 흔든다는 우려에 대해 Wei는 “메모리 칩 크런치는 TSMC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하며, 매출이 점점 고급 AI 하드웨어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나와 저가 전자제품처럼 민감하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고, 실제로 플랫폼 믹스는 이미 그 말을 뒷받침한다. 4Q 매출에서 HPC(사실상 AI)가 55%, 스마트폰이 32%, 자동차 등 기타가 13%이며, 2025년 스마트폰 매출이 11% 성장했음에도 HPC가 48% 성장해 모든 것을 압도했다.
둘째, AI 데이터센터 전력 제약이 수요의 상단을 막을 것이란 걱정에 대해 Wei는 랙과 냉각까지 공급을 점검했고 “지금까지는 괜찮다(so far, so good)”고 말했으며,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들은 매우 똑똑하다”는 표현으로 이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5~6년 전부터 설계된 계획 위에서 굴러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해석하자면, 전력과 메모리라는 업계 전반의 제약이 ‘전부의 브레이크’가 아니라 ‘저가 및 범용의 브레이크’로 국소화되고, 고급 제품은 가격과 믹스가 그 충격을 흡수한다는 구조가 강화되는 중이다.
그래서 시사점은 TSMC만의 얘기가 아니다. 고급 스마트폰은 메모리 비용 상승에도 수요 탄력성이 낮고, Wei가 고급 스마트폰이 여전히 잘 팔린다고 말한 맥락이 iPhone 17 Pro/Pro Max 수요의 견조함을 암시했다는 코멘트가 붙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반대로 저가 기기 쪽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같이 나온다. 투자 전략은 따라서 “메모리 쇼티지=전 산업 다운사이드”라는 단순 프레임을 버리고, 고급 믹스의 승자(프리미엄 폰, AI 가속기, 네트워킹, 첨단 패키징)와 저가 믹스의 피해자(가격 민감한 소비 전자)를 분리해 보라는 요구로 수렴한다.
마지막으로, 이 콜의 핵심 문장은 capex 숫자보다도 Wei의 태도에서 나온다. 그는 “AI 수요가 진짜인지 묻는 거죠. 나도 매우 긴장한다. 520~560억 달러를 투자한다. 조심하지 않으면 TSMC에 큰 재앙”이라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고객의 고객까지 만나 주문 신호를 확인했고, “그들의 재무상태도 확인했다. 그들은 매우 부자다”라고 말해 현장을 웃겼다.
데이터가 2028~2029 공급을 논하는 수준으로 튀는 이유도 여기 있다. 팹은 2~3년이 걸리니 지금의 투자는 2028을 향하고, Wei가 “우리는 2028과 2029의 공급을 보고 있다”고 말한 순간부터 시장이 토론해야 할 것은 단기 수요가 아니라 ‘이 정도의 장기 수요 가시성이 어떻게 성립하느냐’로 바뀐다. 곁가지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CFO Huang이 2nm 초기 램프업이 2026년 하반기부터 마진을 희석시키고 연간 2~3%의 타격이 있을 것이라 말하면서도 Q1 총마진 가이던스를 63~65%로 제시해(추정치 59.6% 대비 상회) 마진의 방향이 ‘훼손’이 아니라 ‘구조적 상단 이동’에 가깝다는 인상을 남겼다는 점이며, “새 노드마다 가격은 오르고 가격은 수익성 요인의 일부일 뿐이며 최근 수익성 개선은 가격보다 가동률과 효율에서 왔다”는 설명은 단기 가격 인상 논쟁을 ‘생산성 게임’으로 전환시키는 방어적 논리다.
그러니 전략은 단순히 TSMC를 사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2026년이 AI 사이클의 감속이 아니라 가속이라는 판단 하에 ‘가동률, 효율, 공정 전환, 패키징’으로 이익이 전이되는 경로를 따라가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장 마감 무렵 대만달러 강세와 외국인 순유입(1월 현재까지 7억2,300만 달러) 언급, ASML의 시간외 상승, 일본 장비주의 동반 반응은 이 가이던스가 단지 TSMC의 실적 이벤트가 아니라 아시아 AI 하드웨어 자산군의 위험선호를 다시 세팅하는 신호로 해석됐음을 보여주며, 요약하면 2026년의 테크는 ‘수요가 있느냐’가 아니라 ‘공급이 얼마나 늦게 따라오느냐’의 싸움이고, Wei가 메모리와 전력이라는 공포를 걷어낸 방식은 그 싸움이 적어도 고급 제품 영역에서는 가격과 믹스로 계속 굴러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 Macro Trader.
이번 TSMC 콜을 듣고 가장 먼저 기록해야 할 데이터는 단순히 “AI가 좋다”가 아니라 숫자들이 이미 ‘AI가 시스템을 재정의했다’고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4Q 순이익은 160억 달러, 매출총이익률은 62.3%로 추정치를 여유 있게 상회했고, 2025년 설비투자 409억 달러에서 2026년은 520억~560억 달러로 점프하며 가이던스 중간값 540억 달러는 전년 대비 31% 증가이자 컨센서스 대비 17% 상단이며, CFO Huang은 “향후 3년간 의미 있게 높은 지출을 유지”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 숫자들이 의미하는 해석은 간단하다. TSMC가 평소처럼 ‘수요의 궤적을 보고도 투자를 아끼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을 시장이 제일 잘 알고 있는데, 그 회사가 2~3년 뒤 공급을 겨냥해 지금 500억 달러를 넘겨 베팅한다는 것은 AI 사이클이 ‘피크 논쟁’이 아니라 ‘용량과 시간의 제약’ 단계에 있다는 고백에 가깝다.
CEO C.C. Wei가 “우리의 두통, 굳이 두통이라고 부른다면, 수요와 공급의 갭이다. 그 갭을 좁히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말한 대목은, 경기순환의 통상적 신호(재고, 가격, 단가)보다 더 원초적인 물리 제약(클린룸, 툴, 전력, 패키징)이 이 업황의 상단을 결정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그러니 시사점은 ‘수요 둔화’가 아니라 ‘공급이 따라붙는 속도’로 옮겨간다.
TSMC는 대만과 애리조나에서 팹 증설을 가속하고 있고, 애리조나 2공장은 툴 반입과 설치가 올해 진행되며 고객 수요 때문에 양산 일정을 앞당겨 2027년 하반기 HVM에 들어간다고 했고, Wei는 “애리조나의 모든 것, 수율까지도 대만에 정말 가깝다”고 말하며 통상 시장이 가정하던 ‘미국 증설=수율 리스크’의 프리미엄을 줄이려 했다.
전략은 따라서 밸류체인에서 ‘수요의 방향’이 아니라 ‘병목이 남는 위치’에 자본을 두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2026년의 핵심은 파운드리의 물량 그 자체가 아니라, 52~56B의 capex가 어디로 흘러가느냐인데, 70~80%가 7nm 이하 첨단 공정으로 배분되고 나머지는 첨단 패키징, 테스트, 마스크, 기타로 분산되며, CFO가 “툴 비용은 더 비싸지고 복잡도는 증가한다”고 말한 순간부터 공급망은 단순한 레버리지 플레이가 아니라 ‘용량 확보와 생산성 개선’의 장기 계약 게임이 된다.
여기서 흥미로운 긴장감은, 시장이 새해 초에 품고 있던 두 개의 공포를 Wei가 거의 웃어넘겼다는 데서 생긴다.
첫째, 메모리 칩 쇼티지가 산업을 흔든다는 우려에 대해 Wei는 “메모리 칩 크런치는 TSMC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하며, 매출이 점점 고급 AI 하드웨어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나와 저가 전자제품처럼 민감하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고, 실제로 플랫폼 믹스는 이미 그 말을 뒷받침한다. 4Q 매출에서 HPC(사실상 AI)가 55%, 스마트폰이 32%, 자동차 등 기타가 13%이며, 2025년 스마트폰 매출이 11% 성장했음에도 HPC가 48% 성장해 모든 것을 압도했다.
둘째, AI 데이터센터 전력 제약이 수요의 상단을 막을 것이란 걱정에 대해 Wei는 랙과 냉각까지 공급을 점검했고 “지금까지는 괜찮다(so far, so good)”고 말했으며,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들은 매우 똑똑하다”는 표현으로 이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5~6년 전부터 설계된 계획 위에서 굴러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해석하자면, 전력과 메모리라는 업계 전반의 제약이 ‘전부의 브레이크’가 아니라 ‘저가 및 범용의 브레이크’로 국소화되고, 고급 제품은 가격과 믹스가 그 충격을 흡수한다는 구조가 강화되는 중이다.
그래서 시사점은 TSMC만의 얘기가 아니다. 고급 스마트폰은 메모리 비용 상승에도 수요 탄력성이 낮고, Wei가 고급 스마트폰이 여전히 잘 팔린다고 말한 맥락이 iPhone 17 Pro/Pro Max 수요의 견조함을 암시했다는 코멘트가 붙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반대로 저가 기기 쪽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같이 나온다. 투자 전략은 따라서 “메모리 쇼티지=전 산업 다운사이드”라는 단순 프레임을 버리고, 고급 믹스의 승자(프리미엄 폰, AI 가속기, 네트워킹, 첨단 패키징)와 저가 믹스의 피해자(가격 민감한 소비 전자)를 분리해 보라는 요구로 수렴한다.
마지막으로, 이 콜의 핵심 문장은 capex 숫자보다도 Wei의 태도에서 나온다. 그는 “AI 수요가 진짜인지 묻는 거죠. 나도 매우 긴장한다. 520~560억 달러를 투자한다. 조심하지 않으면 TSMC에 큰 재앙”이라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고객의 고객까지 만나 주문 신호를 확인했고, “그들의 재무상태도 확인했다. 그들은 매우 부자다”라고 말해 현장을 웃겼다.
데이터가 2028~2029 공급을 논하는 수준으로 튀는 이유도 여기 있다. 팹은 2~3년이 걸리니 지금의 투자는 2028을 향하고, Wei가 “우리는 2028과 2029의 공급을 보고 있다”고 말한 순간부터 시장이 토론해야 할 것은 단기 수요가 아니라 ‘이 정도의 장기 수요 가시성이 어떻게 성립하느냐’로 바뀐다. 곁가지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CFO Huang이 2nm 초기 램프업이 2026년 하반기부터 마진을 희석시키고 연간 2~3%의 타격이 있을 것이라 말하면서도 Q1 총마진 가이던스를 63~65%로 제시해(추정치 59.6% 대비 상회) 마진의 방향이 ‘훼손’이 아니라 ‘구조적 상단 이동’에 가깝다는 인상을 남겼다는 점이며, “새 노드마다 가격은 오르고 가격은 수익성 요인의 일부일 뿐이며 최근 수익성 개선은 가격보다 가동률과 효율에서 왔다”는 설명은 단기 가격 인상 논쟁을 ‘생산성 게임’으로 전환시키는 방어적 논리다.
그러니 전략은 단순히 TSMC를 사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2026년이 AI 사이클의 감속이 아니라 가속이라는 판단 하에 ‘가동률, 효율, 공정 전환, 패키징’으로 이익이 전이되는 경로를 따라가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장 마감 무렵 대만달러 강세와 외국인 순유입(1월 현재까지 7억2,300만 달러) 언급, ASML의 시간외 상승, 일본 장비주의 동반 반응은 이 가이던스가 단지 TSMC의 실적 이벤트가 아니라 아시아 AI 하드웨어 자산군의 위험선호를 다시 세팅하는 신호로 해석됐음을 보여주며, 요약하면 2026년의 테크는 ‘수요가 있느냐’가 아니라 ‘공급이 얼마나 늦게 따라오느냐’의 싸움이고, Wei가 메모리와 전력이라는 공포를 걷어낸 방식은 그 싸움이 적어도 고급 제품 영역에서는 가격과 믹스로 계속 굴러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 Macro Trader.
Hedge Fund Manager’s Note - 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 2026
이번 J.P. Morgan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개별 기업의 이벤트 나열이 아니라, 헬스케어 섹터 전반의 자본 배분 논리가 다시 ‘성장 기대’가 아닌 ‘가시성, 지속성, 현금화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며, 이 흐름은 바이오텍과 메드텍, 유통 및 서비스를 가리지 않고 동일하게 관통하고 있다. Day 1~3에 걸쳐 150개 기업이 발표한 내용을 종합하면, 시장은 더 이상 파이프라인의 잠재 TAM을 동일한 할인율로 평가하지 않고, (1) 이미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지, (2) 그 매출이 2026~2027년에 구조적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 (3) 규제, 보험, 공급망이라는 현실적 마찰을 얼마나 낮게 통과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자본을 재배치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가장 전형적인 사례는 상업화 단계 바이오텍이다. Apellis는 Syfovre와 Empaveli 모두 4Q 매출이 컨센서스에 부합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초점은 ‘분기 숫자’가 아니라 2026년을 향한 실행 레버리지에 맞춰졌다. 젊은 레티나 전문의를 중심으로 한 필드 실행, 5년 RWE 데이터, 2H26 이후 프리필드 시린지 도입과 이에 따른 mid-single digit 가격 인상 가능성은, 이 회사가 단기 성장 둔화를 ‘구조적 한계’가 아니라 ‘운영 최적화 구간’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mpaveli 역시 C3G/IC-MPGN에서 이미 5% 이상 침투율과 95% 이상 보험 커버리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희귀질환 특유의 불연속적 점프가 아니라 월별로 안정화되는 환자 유입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는 2026년 바이오텍에서 시장이 원하는 그림, 즉 “임상 스토리 → 처방 → 현금 흐름”의 연결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전형이다.
BridgeBio는 이보다 한 단계 더 앞선 모습을 보였다. 4Q Attruby 매출이 $146M으로 큰 폭의 상회를 기록했고, FY25 누적 매출 역시 컨센서스를 상회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처방 수가(q/q +35%)와 NRx 점유율(25% 이상)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1Q26 말로 예정된 infigratinib(연골무형성증) Phase 3 PROPEL-3, 1H26 LGMD2I/R9 NDA, 2027~2028년으로 이어지는 ATTR-CM depleter 프로그램까지, BridgeBio는 ‘단일 블록버스터 기대’가 아니라 연속적인 이벤트 체인을 시장에 제시했다. 이는 바이오텍 밸류에이션이 다시 이벤트 옵션이 아닌 ‘연속 현금흐름 옵션’으로 재평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Cytokinetics는 헬스케어 섹터에서 2026년이 어떤 해가 될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Myqorzo(aficamten)는 2026년 1월 미국 출시라는 명확한 시점을 가지고 있고, 연간 WAC $108,400이라는 가격, Camzyos와의 가격 패리티, 그러나 REMS, DDI, 투여 편의성에서의 차별화는 ‘시장 확장형 경쟁’이라는 프레임을 만든다. 회사가 제시한 700명 의사가 전체 Camzyos 처방의 80%를 차지한다는 데이터는, 초기 침투가 빠를 수 있는 구조를 암시하며, ACACIA-HCM(nHCM) Phase 3가 2Q26로 다가오면서 2026년 내내 투자자 대화의 중심축이 명확히 설정된다. 이 회사가 단순히 신약 하나를 출시하는 것이 아니라, 심근병증 치료 시장의 처방 관행 자체를 재정의하려 한다는 점에서, 2026년은 임상 리스크보다 상업 실행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메드텍과 디바이스 쪽에서는 ‘턴어라운드’와 ‘점진적 레버리지’의 대비가 뚜렷했다. Baxter는 신임 CEO 체제 하에서 2026년을 성장의 해로 약속하지 않았다. 오히려 솔루션 사업이 허리케인 이후 낮아진 베이스에서 안정화되고, 인퓨전, 주사제 부문이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기보다는 리셋된 궤적에서 움직일 것임을 명확히 했다. +1~2% 유기적 성장, EPS 하락, 마진 정체라는 가이던스는 매력적이지 않지만, 이는 시장에 ‘과도한 기대를 먼저 제거한 상태에서의 재건’이라는 신호를 준다. 반면 Bausch + Lomb는 콘택트렌즈 시장이 2026년에 4.5~5% 성장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 전망 위에서, 고마진 IOL과 SG&A 레버리지를 통해 중기 마진 확장을 노린다. 이 대비는 2026년 메드텍 투자가 “반등 베팅”이 아니라 “베이스라인 신뢰도”를 기준으로 갈라질 것임을 시사한다.
유통과 서비스에서는 Cencora가 가장 ‘자본 친화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인슐린 WAC 인하, IRA/MFN 등 정책 리스크에 대해 회사는 이미 과거 경험을 통해 계약 구조로 방어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OneOncology 인수 이후 MSO 기반 시너지, 바이오시밀러와 Part B 확대, 특수약물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해 장기 오퍼레이팅 프로핏 성장의 가시성을 유지했다. 특히 GLP-1이 단기적으로는 저마진이지만, 장기적으로 유통 구조 개선 여지가 있다는 발언은 헬스케어 서비스 섹터가 ‘볼륨 성장’이 아니라 ‘구조적 효율’로 재평가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초기, 중소 바이오텍과 혁신 플랫폼에서도 공통된 결이 보였다. Ceribell은 소아 및 신생아 적응증을 통해 2026년 $400M 이상의 추가 시장을 열고, 2027년 이후에는 EEG를 ‘새로운 바이탈 사인’으로 확장하겠다는 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CRISPR Therapeutics는 CASGEVY의 상업적 램프와 함께 in vivo 편집, Lp(a), ANGPTL3, CAR-T 등에서 ‘다중 옵션’을 동시에 진전시키며, 유전자 편집이 단일 적응증의 성공 여부가 아니라 플랫폼 가치로 논의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줬다. Day One Biopharma 역시 Ojemda의 2026년 매출 가이던스($225~250M)가 컨센서스를 상회하면서, 희귀 소아 종양이라는 제한된 시장에서도 실행력이 밸류에이션을 지지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 모든 발표를 하나로 엮으면, 이번 컨퍼런스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2026년 헬스케어는 “혁신이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혁신이 언제, 어떤 속도로 현금화되는가”의 문제이며, 자본은 이미 그 기준으로 움직이고 있다. 파이프라인의 크기보다 처방의 질, TAM보다 보험 커버리지, 임상 성공보다 실행의 일관성이 더 중요해졌고, 이는 금리 및 유동성 환경이 바뀐 이후 헬스케어 섹터가 요구받는 새로운 균형점이다. 투자 전략은 따라서 섹터 전체 베타가 아니라, 2026~2027년에 걸쳐 매출, 마진, 가시성이 동시에 개선되는 ‘좁지만 깊은 트랙’을 따라가야 하며, 이번 컨퍼런스는 그 트랙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비교적 솔직하게 드러냈다.
– Macro Trader.
이번 J.P. Morgan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개별 기업의 이벤트 나열이 아니라, 헬스케어 섹터 전반의 자본 배분 논리가 다시 ‘성장 기대’가 아닌 ‘가시성, 지속성, 현금화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며, 이 흐름은 바이오텍과 메드텍, 유통 및 서비스를 가리지 않고 동일하게 관통하고 있다. Day 1~3에 걸쳐 150개 기업이 발표한 내용을 종합하면, 시장은 더 이상 파이프라인의 잠재 TAM을 동일한 할인율로 평가하지 않고, (1) 이미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지, (2) 그 매출이 2026~2027년에 구조적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 (3) 규제, 보험, 공급망이라는 현실적 마찰을 얼마나 낮게 통과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자본을 재배치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가장 전형적인 사례는 상업화 단계 바이오텍이다. Apellis는 Syfovre와 Empaveli 모두 4Q 매출이 컨센서스에 부합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초점은 ‘분기 숫자’가 아니라 2026년을 향한 실행 레버리지에 맞춰졌다. 젊은 레티나 전문의를 중심으로 한 필드 실행, 5년 RWE 데이터, 2H26 이후 프리필드 시린지 도입과 이에 따른 mid-single digit 가격 인상 가능성은, 이 회사가 단기 성장 둔화를 ‘구조적 한계’가 아니라 ‘운영 최적화 구간’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mpaveli 역시 C3G/IC-MPGN에서 이미 5% 이상 침투율과 95% 이상 보험 커버리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희귀질환 특유의 불연속적 점프가 아니라 월별로 안정화되는 환자 유입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는 2026년 바이오텍에서 시장이 원하는 그림, 즉 “임상 스토리 → 처방 → 현금 흐름”의 연결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전형이다.
BridgeBio는 이보다 한 단계 더 앞선 모습을 보였다. 4Q Attruby 매출이 $146M으로 큰 폭의 상회를 기록했고, FY25 누적 매출 역시 컨센서스를 상회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처방 수가(q/q +35%)와 NRx 점유율(25% 이상)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1Q26 말로 예정된 infigratinib(연골무형성증) Phase 3 PROPEL-3, 1H26 LGMD2I/R9 NDA, 2027~2028년으로 이어지는 ATTR-CM depleter 프로그램까지, BridgeBio는 ‘단일 블록버스터 기대’가 아니라 연속적인 이벤트 체인을 시장에 제시했다. 이는 바이오텍 밸류에이션이 다시 이벤트 옵션이 아닌 ‘연속 현금흐름 옵션’으로 재평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Cytokinetics는 헬스케어 섹터에서 2026년이 어떤 해가 될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Myqorzo(aficamten)는 2026년 1월 미국 출시라는 명확한 시점을 가지고 있고, 연간 WAC $108,400이라는 가격, Camzyos와의 가격 패리티, 그러나 REMS, DDI, 투여 편의성에서의 차별화는 ‘시장 확장형 경쟁’이라는 프레임을 만든다. 회사가 제시한 700명 의사가 전체 Camzyos 처방의 80%를 차지한다는 데이터는, 초기 침투가 빠를 수 있는 구조를 암시하며, ACACIA-HCM(nHCM) Phase 3가 2Q26로 다가오면서 2026년 내내 투자자 대화의 중심축이 명확히 설정된다. 이 회사가 단순히 신약 하나를 출시하는 것이 아니라, 심근병증 치료 시장의 처방 관행 자체를 재정의하려 한다는 점에서, 2026년은 임상 리스크보다 상업 실행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메드텍과 디바이스 쪽에서는 ‘턴어라운드’와 ‘점진적 레버리지’의 대비가 뚜렷했다. Baxter는 신임 CEO 체제 하에서 2026년을 성장의 해로 약속하지 않았다. 오히려 솔루션 사업이 허리케인 이후 낮아진 베이스에서 안정화되고, 인퓨전, 주사제 부문이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기보다는 리셋된 궤적에서 움직일 것임을 명확히 했다. +1~2% 유기적 성장, EPS 하락, 마진 정체라는 가이던스는 매력적이지 않지만, 이는 시장에 ‘과도한 기대를 먼저 제거한 상태에서의 재건’이라는 신호를 준다. 반면 Bausch + Lomb는 콘택트렌즈 시장이 2026년에 4.5~5% 성장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 전망 위에서, 고마진 IOL과 SG&A 레버리지를 통해 중기 마진 확장을 노린다. 이 대비는 2026년 메드텍 투자가 “반등 베팅”이 아니라 “베이스라인 신뢰도”를 기준으로 갈라질 것임을 시사한다.
유통과 서비스에서는 Cencora가 가장 ‘자본 친화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인슐린 WAC 인하, IRA/MFN 등 정책 리스크에 대해 회사는 이미 과거 경험을 통해 계약 구조로 방어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OneOncology 인수 이후 MSO 기반 시너지, 바이오시밀러와 Part B 확대, 특수약물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해 장기 오퍼레이팅 프로핏 성장의 가시성을 유지했다. 특히 GLP-1이 단기적으로는 저마진이지만, 장기적으로 유통 구조 개선 여지가 있다는 발언은 헬스케어 서비스 섹터가 ‘볼륨 성장’이 아니라 ‘구조적 효율’로 재평가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초기, 중소 바이오텍과 혁신 플랫폼에서도 공통된 결이 보였다. Ceribell은 소아 및 신생아 적응증을 통해 2026년 $400M 이상의 추가 시장을 열고, 2027년 이후에는 EEG를 ‘새로운 바이탈 사인’으로 확장하겠다는 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CRISPR Therapeutics는 CASGEVY의 상업적 램프와 함께 in vivo 편집, Lp(a), ANGPTL3, CAR-T 등에서 ‘다중 옵션’을 동시에 진전시키며, 유전자 편집이 단일 적응증의 성공 여부가 아니라 플랫폼 가치로 논의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줬다. Day One Biopharma 역시 Ojemda의 2026년 매출 가이던스($225~250M)가 컨센서스를 상회하면서, 희귀 소아 종양이라는 제한된 시장에서도 실행력이 밸류에이션을 지지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 모든 발표를 하나로 엮으면, 이번 컨퍼런스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2026년 헬스케어는 “혁신이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혁신이 언제, 어떤 속도로 현금화되는가”의 문제이며, 자본은 이미 그 기준으로 움직이고 있다. 파이프라인의 크기보다 처방의 질, TAM보다 보험 커버리지, 임상 성공보다 실행의 일관성이 더 중요해졌고, 이는 금리 및 유동성 환경이 바뀐 이후 헬스케어 섹터가 요구받는 새로운 균형점이다. 투자 전략은 따라서 섹터 전체 베타가 아니라, 2026~2027년에 걸쳐 매출, 마진, 가시성이 동시에 개선되는 ‘좁지만 깊은 트랙’을 따라가야 하며, 이번 컨퍼런스는 그 트랙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비교적 솔직하게 드러냈다.
– Macro Trader.
"This administration is clearly very creative, coming up with a lot of ideas and pursuing them in ways people don't expect,"
“The only certainty is that both sides will have little choice but to campaign on aggressive spending to win over voters,”
“Everyone who wants to build memory has two choices: They can pay a 100% tariff, or they can build in America,”
Markets: ‘No Reasons to Own’ - Software Stocks Sink on Fear of New AI Tool
새해는 부진했던 소프트웨어 주식들에게 기회의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이 섹터는 수년 만에 최악의 연초 흐름을 보이고 있다.
1월 12일,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새로운 인공지능 도구를 공개하면서 2025년 내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짓눌렀던 ‘파괴적 변화’에 대한 공포가 다시 살아났다. 터보택스를 보유한 인튜이트 주가는 지난주 16% 급락해 2022년 이후 최악의 주간 성적을 기록했고, 어도비와 고객관계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 역시 각각 11% 이상 하락했다.
종합하면, 모건스탠리가 추적하는 소프트웨어-서비스(SaaS) 주식 그룹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15% 하락했다. 이는 2025년의 11% 하락에 이은 것으로,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최악의 연초 성적이다.
“이번에 나온 앤트로픽 관련 뉴스는 향후 성장 경로를 평가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운용자산 79억 달러 규모의 오스터와이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브라이언 웡은 말했다. “변화의 속도는 내가 기억하는 한 가장 빠른 수준이고, 그만큼 불확실성도 극단적이다.”
앤트로픽이 ‘리서치 프리뷰’ 형태로 공개한 ‘클로드 코워커(Claude Cowork)’ 서비스는 화면 캡처 이미지로부터 스프레드시트를 생성하거나, 여러 메모를 조합해 보고서 초안을 작성할 수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이 도구는 대부분 AI를 활용해 빠르게 개발됐다.
아직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이 도구는 투자자들이 그동안 두려워해 온 바로 그 유형의 역량을 보여주며, 이미 고착화되고 있는 약세 포지션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고 미즈호 증권의 기술 섹터 전문가 조던 클라인은 분석했다.
“많은 바이사이드 투자자들은 주가가 아무리 싸지고 많이 빠져도 소프트웨어를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클라인은 1월 14일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썼다. 그는 “지금은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질 촉매가 전혀 없다고 가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매도세는 이미 커지고 있던 소프트웨어 기업과 기술 섹터 내 다른 영역 간 성과 격차를 더욱 벌려 놓았다. 수년간 시장 전문가들이 선호했던 높은 이익률과 반복적인 매출 구조라는 장점은, 신생 AI 서비스와의 경쟁에 대한 불안감에 완전히 가려지고 있다.
나스닥100 지수는 사상 최고치 부근을 맴돌고 있는 반면, 서비스나우 같은 기업들의 주가는 수년 내 최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다수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자사 AI 제품에서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일즈포스는 ‘에이전트포스(Agentforce)’ 채택을 강조해 왔지만, 매출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어도비 역시 생성형 AI 기능을 사진 및 영상 편집 소프트웨어에 통합했지만, 지난해 12월 발표한 최근 분기 실적 보고서에서는 일부 AI 관련 지표를 업데이트하지 않았다.
기존 업체들은 유통망과 데이터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성장 가속을 입증해야 한다고 웡은 말했다. 그리고 그런 조짐은 단기간 내에 나타나기 어려워 보인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 500 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은 2026년에 14%로 둔화될 전망이다. 이는 2025년 약 19% 성장 추정치에서 내려온 수치다. 기술 섹터의 다른 영역에서는 여전히 펀더멘털이 더 밝아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반도체 업체들이다.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 플랫폼스 등 빅테크 고객들이 올해 AI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내놓으면서 매출 성장 가시성이 훨씬 높다. 반도체 관련 주식들은 2025년에 약 45%의 이익 성장을 기록한 뒤, 2026년에는 59%로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체들이 아웃퍼폼하는 이유는 펀더멘털이 훨씬 개선되고 있고, 고객 기반 덕분에 성장에 대한 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조너선 코프스키는 말했다. “반면 AI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서는 훨씬 불확실하다.”
한편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모건스탠리 바스켓의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8배로, 사상 최저 수준이며 지난 10년 평균 55배를 크게 밑돈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높은 멀티플을 받았던 이유는 구독 기반 모델로, 반복 매출을 거의 무한히 미래로 외삽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웡은 말했다. “24시간 내내 작동하면서 하루 만에 대형 프로젝트를 처리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기업들이 어떤 멀티플을 받아야 할지는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낮아진 밸류에이션은 일부 월가 인사들로 하여금 섹터 반등에 대한 낙관론을 제기하게 만들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고객 지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만큼, 2026년에 소프트웨어 주식들이 “마침내 숨통을 틀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AI 채택 확대가 TAM을 키우며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 오히려 순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D.A. 데이비드슨은 다수의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서사가 펀더멘털을 압도해온 만큼, 2026년은 선별적으로 이 섹터로 복귀하기에 좋은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AI에 대한 존재론적 공포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추세 전환이 왔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운용자산 5,800억 달러 규모의 웰스파이어의 매니징 디렉터이자 수석 시장 전략가인 크리스 맥시는 말했다. “하지만 이 섹터는 확실히 더 흥미로워지고 있다. 당장 강력한 매수 신호는 아니지만, 그 지점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 Bloomberg.
새해는 부진했던 소프트웨어 주식들에게 기회의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이 섹터는 수년 만에 최악의 연초 흐름을 보이고 있다.
1월 12일,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새로운 인공지능 도구를 공개하면서 2025년 내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짓눌렀던 ‘파괴적 변화’에 대한 공포가 다시 살아났다. 터보택스를 보유한 인튜이트 주가는 지난주 16% 급락해 2022년 이후 최악의 주간 성적을 기록했고, 어도비와 고객관계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 역시 각각 11% 이상 하락했다.
종합하면, 모건스탠리가 추적하는 소프트웨어-서비스(SaaS) 주식 그룹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15% 하락했다. 이는 2025년의 11% 하락에 이은 것으로,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최악의 연초 성적이다.
“이번에 나온 앤트로픽 관련 뉴스는 향후 성장 경로를 평가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운용자산 79억 달러 규모의 오스터와이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브라이언 웡은 말했다. “변화의 속도는 내가 기억하는 한 가장 빠른 수준이고, 그만큼 불확실성도 극단적이다.”
앤트로픽이 ‘리서치 프리뷰’ 형태로 공개한 ‘클로드 코워커(Claude Cowork)’ 서비스는 화면 캡처 이미지로부터 스프레드시트를 생성하거나, 여러 메모를 조합해 보고서 초안을 작성할 수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이 도구는 대부분 AI를 활용해 빠르게 개발됐다.
아직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이 도구는 투자자들이 그동안 두려워해 온 바로 그 유형의 역량을 보여주며, 이미 고착화되고 있는 약세 포지션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고 미즈호 증권의 기술 섹터 전문가 조던 클라인은 분석했다.
“많은 바이사이드 투자자들은 주가가 아무리 싸지고 많이 빠져도 소프트웨어를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클라인은 1월 14일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썼다. 그는 “지금은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질 촉매가 전혀 없다고 가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매도세는 이미 커지고 있던 소프트웨어 기업과 기술 섹터 내 다른 영역 간 성과 격차를 더욱 벌려 놓았다. 수년간 시장 전문가들이 선호했던 높은 이익률과 반복적인 매출 구조라는 장점은, 신생 AI 서비스와의 경쟁에 대한 불안감에 완전히 가려지고 있다.
나스닥100 지수는 사상 최고치 부근을 맴돌고 있는 반면, 서비스나우 같은 기업들의 주가는 수년 내 최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다수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자사 AI 제품에서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일즈포스는 ‘에이전트포스(Agentforce)’ 채택을 강조해 왔지만, 매출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어도비 역시 생성형 AI 기능을 사진 및 영상 편집 소프트웨어에 통합했지만, 지난해 12월 발표한 최근 분기 실적 보고서에서는 일부 AI 관련 지표를 업데이트하지 않았다.
기존 업체들은 유통망과 데이터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성장 가속을 입증해야 한다고 웡은 말했다. 그리고 그런 조짐은 단기간 내에 나타나기 어려워 보인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 500 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은 2026년에 14%로 둔화될 전망이다. 이는 2025년 약 19% 성장 추정치에서 내려온 수치다. 기술 섹터의 다른 영역에서는 여전히 펀더멘털이 더 밝아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반도체 업체들이다.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 플랫폼스 등 빅테크 고객들이 올해 AI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내놓으면서 매출 성장 가시성이 훨씬 높다. 반도체 관련 주식들은 2025년에 약 45%의 이익 성장을 기록한 뒤, 2026년에는 59%로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체들이 아웃퍼폼하는 이유는 펀더멘털이 훨씬 개선되고 있고, 고객 기반 덕분에 성장에 대한 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조너선 코프스키는 말했다. “반면 AI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서는 훨씬 불확실하다.”
한편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모건스탠리 바스켓의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8배로, 사상 최저 수준이며 지난 10년 평균 55배를 크게 밑돈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높은 멀티플을 받았던 이유는 구독 기반 모델로, 반복 매출을 거의 무한히 미래로 외삽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웡은 말했다. “24시간 내내 작동하면서 하루 만에 대형 프로젝트를 처리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기업들이 어떤 멀티플을 받아야 할지는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낮아진 밸류에이션은 일부 월가 인사들로 하여금 섹터 반등에 대한 낙관론을 제기하게 만들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고객 지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만큼, 2026년에 소프트웨어 주식들이 “마침내 숨통을 틀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AI 채택 확대가 TAM을 키우며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 오히려 순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D.A. 데이비드슨은 다수의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서사가 펀더멘털을 압도해온 만큼, 2026년은 선별적으로 이 섹터로 복귀하기에 좋은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AI에 대한 존재론적 공포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추세 전환이 왔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운용자산 5,800억 달러 규모의 웰스파이어의 매니징 디렉터이자 수석 시장 전략가인 크리스 맥시는 말했다. “하지만 이 섹터는 확실히 더 흥미로워지고 있다. 당장 강력한 매수 신호는 아니지만, 그 지점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 Bloomberg.
Hedge Fund Manager’s Note — Davos 2026 (Day 1)
이번 다보스에서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아직 공식 프로그램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미 분위기가 완전히 규정되었다는 점이다.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세 압박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고, IMF 총재는 이 갈등이 글로벌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유럽 증시는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밀리며 크레딧 스프레드가 벌어졌다. 다보스는 늘 말의 잔치였지만, 올해는 말보다 ‘말을 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이 상황의 구조적 해석은 명확하다. 다보스는 더 이상 규칙 기반 질서를 설계하는 무대가 아니라, 규칙이 사라진 세계에서 각자 생존 전략을 조용히 교환하는 장으로 바뀌었다. 트럼프가 제안한 ‘평화 이사회(Board of Peace)’는 10억 달러의 회원비와 대통령에게 집중된 의사결정 구조라는 설계 자체만으로 유럽과 이스라엘의 반발을 불러왔고, 이는 미국 주도의 다자 거버넌스가 더 이상 자동 승인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유럽이 이를 거부하는 이유는 도덕이 아니라, 이사회의 문구가 자율적 질서가 아닌 정치적 종속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이 틈을 파고든 것은 중국이다. 공식적으로는 존재감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중국 부총리 허리펑이 글로벌 CEO들과 초청 비공개 미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은, 미국의 동맹 압박이 커질수록 중국이 ‘조용한 실용주의 채널’을 열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보스의 메인 스트리트에 중국 기업 간판이 줄어든 것과 달리, 협상 테이블에서는 중국의 체중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이번 포럼의 가장 역설적인 장면이다. 이는 지정학이 공개 무대에서 충돌할수록, 자본은 비공개 공간에서 더 빠르게 재배치된다는 오래된 패턴의 재현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지정학적 소음 속에서 글로벌 자본의 톤이 전반적으로 차분하다는 데 있다. 카타르 국부펀드는 AI에 대해 “단기적 열기(short-term heat)”를 경계하며 선택적 접근을 선언했고, 이는 최근 몇 년간 공격적 베팅 이후 처음으로 나온 명시적 속도 조절 신호다. AI가 여전히 장기 테마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제 질문은 ‘누가 더 큰 모델을 만드느냐’가 아니라 ‘5~6년 뒤에도 생산성과 수익으로 증명되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AI 인프라에서 애플리케이션과 실질적 효율로의 가치 이전이 다보스의 공통 인식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인들의 태도 변화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 다보스에 모인 850명의 CEO들은 더 이상 세상을 구하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지정학, 관세, 기후 같은 단어를 조심스럽게 우회하며 “비즈니스를 계속할 수 있는 방법”에 집중한다. ‘기후 변화’는 ‘날씨 변화’로, ‘이해관계자’는 ‘주주’로 대체되는 언어의 변화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정치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집단적 학습의 결과다. 시장이 버텨주고 경제가 성장하는 한, 기업은 도덕적 선언보다 실행 가능한 현금흐름을 선택한다.
이 모든 흐름을 하나로 묶는 핵심 메시지는, 글로벌 질서가 더 이상 하나의 중심에서 관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럽은 전략적 자율성을 말하지만 행동은 분열돼 있고, 미국은 거래적 접근으로 동맹을 압박하며, 중국은 조용히 신뢰 가능한 상대를 선별한다. IMF가 경고한 ‘무역 경로 이탈이 성장에 부담이 된다’는 발언은 교과서적으로 옳지만, 실제 다보스의 공기는 그 위험을 감내하면서도 각자가 유리한 포지션을 찾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투자 관점에서의 시사점은 그래서 명확하다. 첫째, 지정학적 이벤트 자체에 방향성을 두기보다, 그로 인해 자본이 침묵 속에서 이동하는 경로를 읽어야 한다. 유럽 자산의 변동성 확대, 중국과의 비공식 경제 채널 강화, 중동 자본의 선택적 리스크 축소는 모두 같은 이야기의 다른 문장들이다. 둘째, AI는 여전히 구조적 테마지만, 다보스 2026은 ‘AI를 산다’가 아니라 ‘AI를 써서 돈을 버는 기업을 고른다’는 국면의 시작점에 가깝다. 셋째, 규칙 기반 세계가 후퇴할수록, 방어적 주권(에너지, 식량, 의약품, 필수 인프라)의 전략적 가치가 다시 부각된다는 점에서, 프레제니우스 CEO가 의약품 원료를 희토류에 비유한 발언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요약하면, 이번 다보스는 선언의 무대가 아니라 현실의 점검표다. 세계는 더 파편화됐고, 권력은 더 거래적이며, 자본은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다. 그래서 2026년의 글로벌 매크로는 충돌보다 ‘회피’, 합의보다 ‘우회’, 과시보다 ‘선별’의 언어로 움직인다. 이 환경에서 성과를 내는 전략은 큰 방향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지 않는 다수의 선택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읽는 데서 나온다. 다보스는 늘 미래를 말했지만, 올해는 현재를 숨기지 않는 쪽이 더 많은 정보를 준다.
- Macro Trader.
이번 다보스에서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아직 공식 프로그램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미 분위기가 완전히 규정되었다는 점이다.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세 압박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고, IMF 총재는 이 갈등이 글로벌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유럽 증시는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밀리며 크레딧 스프레드가 벌어졌다. 다보스는 늘 말의 잔치였지만, 올해는 말보다 ‘말을 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이 상황의 구조적 해석은 명확하다. 다보스는 더 이상 규칙 기반 질서를 설계하는 무대가 아니라, 규칙이 사라진 세계에서 각자 생존 전략을 조용히 교환하는 장으로 바뀌었다. 트럼프가 제안한 ‘평화 이사회(Board of Peace)’는 10억 달러의 회원비와 대통령에게 집중된 의사결정 구조라는 설계 자체만으로 유럽과 이스라엘의 반발을 불러왔고, 이는 미국 주도의 다자 거버넌스가 더 이상 자동 승인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유럽이 이를 거부하는 이유는 도덕이 아니라, 이사회의 문구가 자율적 질서가 아닌 정치적 종속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이 틈을 파고든 것은 중국이다. 공식적으로는 존재감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중국 부총리 허리펑이 글로벌 CEO들과 초청 비공개 미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은, 미국의 동맹 압박이 커질수록 중국이 ‘조용한 실용주의 채널’을 열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보스의 메인 스트리트에 중국 기업 간판이 줄어든 것과 달리, 협상 테이블에서는 중국의 체중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이번 포럼의 가장 역설적인 장면이다. 이는 지정학이 공개 무대에서 충돌할수록, 자본은 비공개 공간에서 더 빠르게 재배치된다는 오래된 패턴의 재현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지정학적 소음 속에서 글로벌 자본의 톤이 전반적으로 차분하다는 데 있다. 카타르 국부펀드는 AI에 대해 “단기적 열기(short-term heat)”를 경계하며 선택적 접근을 선언했고, 이는 최근 몇 년간 공격적 베팅 이후 처음으로 나온 명시적 속도 조절 신호다. AI가 여전히 장기 테마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제 질문은 ‘누가 더 큰 모델을 만드느냐’가 아니라 ‘5~6년 뒤에도 생산성과 수익으로 증명되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AI 인프라에서 애플리케이션과 실질적 효율로의 가치 이전이 다보스의 공통 인식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인들의 태도 변화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 다보스에 모인 850명의 CEO들은 더 이상 세상을 구하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지정학, 관세, 기후 같은 단어를 조심스럽게 우회하며 “비즈니스를 계속할 수 있는 방법”에 집중한다. ‘기후 변화’는 ‘날씨 변화’로, ‘이해관계자’는 ‘주주’로 대체되는 언어의 변화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정치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집단적 학습의 결과다. 시장이 버텨주고 경제가 성장하는 한, 기업은 도덕적 선언보다 실행 가능한 현금흐름을 선택한다.
이 모든 흐름을 하나로 묶는 핵심 메시지는, 글로벌 질서가 더 이상 하나의 중심에서 관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럽은 전략적 자율성을 말하지만 행동은 분열돼 있고, 미국은 거래적 접근으로 동맹을 압박하며, 중국은 조용히 신뢰 가능한 상대를 선별한다. IMF가 경고한 ‘무역 경로 이탈이 성장에 부담이 된다’는 발언은 교과서적으로 옳지만, 실제 다보스의 공기는 그 위험을 감내하면서도 각자가 유리한 포지션을 찾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투자 관점에서의 시사점은 그래서 명확하다. 첫째, 지정학적 이벤트 자체에 방향성을 두기보다, 그로 인해 자본이 침묵 속에서 이동하는 경로를 읽어야 한다. 유럽 자산의 변동성 확대, 중국과의 비공식 경제 채널 강화, 중동 자본의 선택적 리스크 축소는 모두 같은 이야기의 다른 문장들이다. 둘째, AI는 여전히 구조적 테마지만, 다보스 2026은 ‘AI를 산다’가 아니라 ‘AI를 써서 돈을 버는 기업을 고른다’는 국면의 시작점에 가깝다. 셋째, 규칙 기반 세계가 후퇴할수록, 방어적 주권(에너지, 식량, 의약품, 필수 인프라)의 전략적 가치가 다시 부각된다는 점에서, 프레제니우스 CEO가 의약품 원료를 희토류에 비유한 발언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요약하면, 이번 다보스는 선언의 무대가 아니라 현실의 점검표다. 세계는 더 파편화됐고, 권력은 더 거래적이며, 자본은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다. 그래서 2026년의 글로벌 매크로는 충돌보다 ‘회피’, 합의보다 ‘우회’, 과시보다 ‘선별’의 언어로 움직인다. 이 환경에서 성과를 내는 전략은 큰 방향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지 않는 다수의 선택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읽는 데서 나온다. 다보스는 늘 미래를 말했지만, 올해는 현재를 숨기지 않는 쪽이 더 많은 정보를 준다.
- Macro Trader.
Hedge Fund Manager’s Note — Davos 2026 (Day 2)
다보스 둘째 날의 핵심은 발언의 수위가 아니라, 시장이 먼저 반응했다는 사실이다. 그린란드 이슈가 진정되지 않은 채 이어지자 미국 주식 선물은 연초 상승분을 반납하는 수준까지 밀렸고, 유럽 증시는 전날에 이어 추가 하락하며 위험자산 전반의 긴장도를 높였다. 아직 본회의도 시작되지 않았지만, 다보스는 이미 “정책 논의의 장”이 아니라 “지정학 리스크가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되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 흐름을 구조적으로 보면, 갈등의 본질은 관세율이나 영토 문제 그 자체가 아니다.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점은, 이 사안이 통제 가능한 협상 국면으로 수렴될지, 아니면 제도와 신뢰를 잠식하는 전례로 남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핀란드 대통령이 주말 내 출구를 언급하면서도 ‘산소가 빨려 나간다’는 표현을 쓴 것은, 리스크의 크기보다도 리스크가 확산되는 방식에 대한 우려를 정확히 짚은 발언이다.
정치권의 언어는 점점 더 노골적으로 변하고 있다. 캐나다 총리는 규칙 기반 국제질서의 종언을 언급하며 중간 규모 국가들의 새로운 연대를 촉구했고, 유럽 정상들은 동맹 내부 관세가 비합리적이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동시에 미국 재무장관은 유럽의 미 국채 무기화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연준 의장 지명이 이르면 다음 주로 다가왔음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 조합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하다. 시장은 더 이상 “무슨 정책이 나올지”보다, 정책이 결정되는 과정 자체가 예측 가능한지를 리스크 프리미엄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중앙은행 독립성 논의가 다시 전면에 등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독일과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들이 연이어 독립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금리 수준보다 제도의 신뢰가 흔들릴 때 자산 가격이 받는 충격이 훨씬 크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준 의장 교체 시점이 정치 일정과 맞물려 언급되기 시작한 이상, 금리 경로에 대한 단순한 시나리오보다 제도적 불확실성이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국면을 기본 가정으로 두는 편이 더 현실적이다.
기술과 AI에 대한 논의 역시 톤이 분명히 달라졌다. 중국 AI에 대한 ‘과잉 반응’을 지적하는 발언과, 첨단 AI 칩의 대중국 유출을 강하게 경계하는 발언이 같은 날 공존했다는 사실은, AI가 이제 기술 담론이 아니라 안보, 공급망, 에너지 제약이 결합된 전략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AI 확장의 병목으로 전력이 명시적으로 거론된 점은, 향후 AI 관련 투자가 단순한 소프트웨어 경쟁이 아니라 인프라와 규제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모든 긴장 속에서도 글로벌 자본의 태도는 과도하게 흥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는 여전히 미국 자산을 안전한 축으로 평가하고 있고, 대형 금융기관의 수장들은 변동성 확대를 경고하면서도 “미국을 배제하는 베팅은 위험하다”고 선을 긋는다. 이는 단기적 리스크 회피와 중장기 자본 배치가 분리되어 사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날 다보스가 남긴 투자적 메시지는 비교적 명확하다. 첫째, 지정학적 이벤트는 방향성보다 변동성의 구조를 바꾼다. 둘째, 통화정책은 금리 숫자보다 제도 신뢰의 언어가 더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셋째, AI는 여전히 장기 테마이지만, 이제는 모델 경쟁이 아니라 전력, 규제, 실사용에서의 생산성으로 가치가 재배분되는 초기 국면에 진입했다.
결국 다보스 둘째 날은, 세계가 더 불안해졌다는 사실보다도 자본이 그 불안을 다루는 방식이 한 단계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시장은 충돌 자체보다 충돌이 관리되는 방식, 발언보다 발언 이후의 제도적 잔향, 그리고 열광보다 조용한 포지션 조정에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이 국면에서 성과를 내는 전략은, 큰 소리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말없이 움직이기 시작한 방향을 읽는 데서 나온다.
- Macro Trader.
다보스 둘째 날의 핵심은 발언의 수위가 아니라, 시장이 먼저 반응했다는 사실이다. 그린란드 이슈가 진정되지 않은 채 이어지자 미국 주식 선물은 연초 상승분을 반납하는 수준까지 밀렸고, 유럽 증시는 전날에 이어 추가 하락하며 위험자산 전반의 긴장도를 높였다. 아직 본회의도 시작되지 않았지만, 다보스는 이미 “정책 논의의 장”이 아니라 “지정학 리스크가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되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 흐름을 구조적으로 보면, 갈등의 본질은 관세율이나 영토 문제 그 자체가 아니다.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점은, 이 사안이 통제 가능한 협상 국면으로 수렴될지, 아니면 제도와 신뢰를 잠식하는 전례로 남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핀란드 대통령이 주말 내 출구를 언급하면서도 ‘산소가 빨려 나간다’는 표현을 쓴 것은, 리스크의 크기보다도 리스크가 확산되는 방식에 대한 우려를 정확히 짚은 발언이다.
정치권의 언어는 점점 더 노골적으로 변하고 있다. 캐나다 총리는 규칙 기반 국제질서의 종언을 언급하며 중간 규모 국가들의 새로운 연대를 촉구했고, 유럽 정상들은 동맹 내부 관세가 비합리적이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동시에 미국 재무장관은 유럽의 미 국채 무기화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연준 의장 지명이 이르면 다음 주로 다가왔음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 조합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하다. 시장은 더 이상 “무슨 정책이 나올지”보다, 정책이 결정되는 과정 자체가 예측 가능한지를 리스크 프리미엄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중앙은행 독립성 논의가 다시 전면에 등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독일과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들이 연이어 독립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금리 수준보다 제도의 신뢰가 흔들릴 때 자산 가격이 받는 충격이 훨씬 크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준 의장 교체 시점이 정치 일정과 맞물려 언급되기 시작한 이상, 금리 경로에 대한 단순한 시나리오보다 제도적 불확실성이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국면을 기본 가정으로 두는 편이 더 현실적이다.
기술과 AI에 대한 논의 역시 톤이 분명히 달라졌다. 중국 AI에 대한 ‘과잉 반응’을 지적하는 발언과, 첨단 AI 칩의 대중국 유출을 강하게 경계하는 발언이 같은 날 공존했다는 사실은, AI가 이제 기술 담론이 아니라 안보, 공급망, 에너지 제약이 결합된 전략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AI 확장의 병목으로 전력이 명시적으로 거론된 점은, 향후 AI 관련 투자가 단순한 소프트웨어 경쟁이 아니라 인프라와 규제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모든 긴장 속에서도 글로벌 자본의 태도는 과도하게 흥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는 여전히 미국 자산을 안전한 축으로 평가하고 있고, 대형 금융기관의 수장들은 변동성 확대를 경고하면서도 “미국을 배제하는 베팅은 위험하다”고 선을 긋는다. 이는 단기적 리스크 회피와 중장기 자본 배치가 분리되어 사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날 다보스가 남긴 투자적 메시지는 비교적 명확하다. 첫째, 지정학적 이벤트는 방향성보다 변동성의 구조를 바꾼다. 둘째, 통화정책은 금리 숫자보다 제도 신뢰의 언어가 더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셋째, AI는 여전히 장기 테마이지만, 이제는 모델 경쟁이 아니라 전력, 규제, 실사용에서의 생산성으로 가치가 재배분되는 초기 국면에 진입했다.
결국 다보스 둘째 날은, 세계가 더 불안해졌다는 사실보다도 자본이 그 불안을 다루는 방식이 한 단계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시장은 충돌 자체보다 충돌이 관리되는 방식, 발언보다 발언 이후의 제도적 잔향, 그리고 열광보다 조용한 포지션 조정에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이 국면에서 성과를 내는 전략은, 큰 소리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말없이 움직이기 시작한 방향을 읽는 데서 나온다.
- Macro Trader.
"The greatest danger in times of turbulence is not the turbulence. It is to act with yesterday's logic."
Nvidia CEO Jensen Huang, speaking to BlackRock’s Larry Fink, says the infrastructure around AI will need trillions of dollars in additional investment over the coming years on a global basis.
Rather than fretting about AI job displacement, the buildout will create employment, he adds. Workers like electricians, construction workers and plumbers will be in high demand and command “six-figure salaries.”
Rather than fretting about AI job displacement, the buildout will create employment, he adds. Workers like electricians, construction workers and plumbers will be in high demand and command “six-figure salaries.”
Hedge Fund Manager’s Note — Davos 2026 (Day 3)
오늘 다보스의 본질은 트럼프가 무대에 “등장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가 그린란드를 ‘안보 이슈’가 아니라 ‘거래의 대상으로서의 영토’로 재정의하며 유럽의 정책, 시장, 정치적 비용곡선을 한 번에 끌어올렸다는 데 있다. 트럼프는 그린란드에 대해 “즉각 협상”을 요구하면서도 군사력은 쓰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동시에 관세라는 경제적 강압을 협상 지렛대로 전면에 세웠고, “거절하면 기억하겠다”는 문장은 동맹의 규칙을 계약의 벌점 조항으로 바꿔버렸다. 덴마크 외무장관 라스무센이 “원칙을 포기하는 협상은 하지 않는다”고 즉각 선을 그은 것은 도덕적 선언이라기보다, 유럽이 이 국면에서 선택 가능한 최선의 방어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가지 않는 것’임을 인정한 장면이다.
이 충돌이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더 냉정하다. 유럽의 ‘셀 아메리카’ 구호는 여전히 상징의 영역에 머물러 있고, ETF 자금 흐름은 미국 비중이 내장된 글로벌 상품으로 우회할 뿐 실제로 미국을 던지지는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즉, 정치가 탈동맹을 말해도 자본은 탈달러, 탈미국을 실행하기 어렵다. 이 불일치는 향후 몇 분기 동안 변동성의 핵심 엔진이 된다. 유럽은 강하게 말할수록 비용이 커지고, 말하지 않으면 체면이 깎이며, 둘 중 무엇을 택해도 시장은 ‘프리미엄을 올려서’ 값을 매긴다. 오늘 유럽의회가 그린란드 압박에 반발해 EU-미국 무역협정 비준을 사실상 얼려버린 것은, 지정학이 다시 관세와 협정의 시간표를 직접 흔드는 국면으로 되돌아왔음을 확인시켰다.
트럼프의 연설이 가진 진짜 위험은 디테일이 아니라 사고방식이다. 그는 유럽을 향해 “우리는 멀리 있고, 너희가 해결해야 한다”는 식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리의 문제로 정리했고, 곧바로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얼음 한 조각”이라고 말하며 그린란드를 ‘대가’의 언어로 끌어왔다. 유럽이 가장 두려워하던 바로 그 연결고리가 공개석상에서 언급된 것이다. 동시에 NATO를 향해 “더 내라”는 메시지를 반복하며, 안보 공공재의 가격표를 다시 쓰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이 구도에서 유럽은 방위비를 올리든, 관세 대응을 하든, 혹은 외교적으로 봉합하든 간에 ‘재정, 성장, 정치’의 트릴레마에서 한 축을 반드시 희생해야 한다. 다보스의 공기가 무거운 이유는 이 트릴레마가 이제 가정이 아니라 청구서가 되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이런 지정학적 소음 속에서도 자본시장 쪽 다보스는 오히려 “딜”과 “AI”로 다시 정렬되고 있다는 점이다. 모건스탠리 CEO는 M&A와 IPO에 대해 자신감이 높다고 말했고, 엔비디아 CEO는 AI 인프라에 향후 수년간 ‘수조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보스는 겉으로는 그린란드로 불타지만, 안쪽 방에서는 자본이 다음 사이클의 설비투자, 상장, 재편의 타이밍을 계산한다. 이 대비는 중요한 시그널이다. 지정학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올리지만, 기술 및 금융은 그 프리미엄을 전제로 거래의 볼륨을 키우려 한다. 결국 시장은 ‘종말’이 아니라 ‘가격 조정’으로 반응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AI는 ‘찬양’에서 ‘규율’로 넘어가는 중이다. 백악관 AI 고문은 주 단위 규제의 난립이 중국 추격을 돕는다고 경고했고, 세일즈포스 CEO는 아동 보호를 이유로 AI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즉, 다보스의 AI 논의는 이제 “더 빠르게”가 아니라 “누가 규칙을 쓰느냐”로 이동했다. 이것은 기술주 밸류에이션의 핵심 변수가 단순한 성장률에서 정책, 규제, 데이터 접근권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트럼프 본인은 미국이 중국보다 크게 앞서 있다고 말하며 패권 담론을 유지했는데, 이는 결국 ‘기술 경쟁 = 국가 경쟁’ 프레임을 더 단단히 고착시킨다.
투자 관점에서 오늘의 결론은 세 가지다. 첫째, 유럽 자산은 단기적으로 ‘정책 리스크 프리미엄’이 구조화되는 구간에 들어갔다. 관세, 협정, 방위비가 동시에 가격 변수로 올라오면, 밸류에이션은 펀더멘털보다 협상 뉴스플로우에 더 민감해진다. 둘째, 미국 자산은 “팔기 어렵다”는 구조적 현실이 재확인되었지만, 그 대가로 변동성의 방향키를 정치가 쥐게 된다. 즉, 미국 익스포저는 줄이기보다 ‘헤지의 질’을 높이는 쪽이 더 현실적이다. 셋째, AI는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규제, 에너지, 공급망이라는 제약이 동시에 부상하면서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요약하면, 다보스 3일차는 ‘질서의 종말’이 아니라 ‘질서의 가격표’가 공개된 날이다. 트럼프는 그린란드를 통해 동맹을 계약으로 바꾸고, 유럽은 원칙을 통해 협상 자체를 거부하며, 자본은 그 사이에서 미국을 버리지 못한 채 우회로를 찾는다. 시장은 결국 이 모든 것을 서사로 소비하지 않고, 스프레드와 변동성과 헤지 비용으로 계산한다. 그리고 다보스는 늘 그랬듯, 가장 큰 진실을 무대가 아니라 계산기에서 드러낸다.
- Macro Trader.
오늘 다보스의 본질은 트럼프가 무대에 “등장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가 그린란드를 ‘안보 이슈’가 아니라 ‘거래의 대상으로서의 영토’로 재정의하며 유럽의 정책, 시장, 정치적 비용곡선을 한 번에 끌어올렸다는 데 있다. 트럼프는 그린란드에 대해 “즉각 협상”을 요구하면서도 군사력은 쓰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동시에 관세라는 경제적 강압을 협상 지렛대로 전면에 세웠고, “거절하면 기억하겠다”는 문장은 동맹의 규칙을 계약의 벌점 조항으로 바꿔버렸다. 덴마크 외무장관 라스무센이 “원칙을 포기하는 협상은 하지 않는다”고 즉각 선을 그은 것은 도덕적 선언이라기보다, 유럽이 이 국면에서 선택 가능한 최선의 방어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가지 않는 것’임을 인정한 장면이다.
이 충돌이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더 냉정하다. 유럽의 ‘셀 아메리카’ 구호는 여전히 상징의 영역에 머물러 있고, ETF 자금 흐름은 미국 비중이 내장된 글로벌 상품으로 우회할 뿐 실제로 미국을 던지지는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즉, 정치가 탈동맹을 말해도 자본은 탈달러, 탈미국을 실행하기 어렵다. 이 불일치는 향후 몇 분기 동안 변동성의 핵심 엔진이 된다. 유럽은 강하게 말할수록 비용이 커지고, 말하지 않으면 체면이 깎이며, 둘 중 무엇을 택해도 시장은 ‘프리미엄을 올려서’ 값을 매긴다. 오늘 유럽의회가 그린란드 압박에 반발해 EU-미국 무역협정 비준을 사실상 얼려버린 것은, 지정학이 다시 관세와 협정의 시간표를 직접 흔드는 국면으로 되돌아왔음을 확인시켰다.
트럼프의 연설이 가진 진짜 위험은 디테일이 아니라 사고방식이다. 그는 유럽을 향해 “우리는 멀리 있고, 너희가 해결해야 한다”는 식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리의 문제로 정리했고, 곧바로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얼음 한 조각”이라고 말하며 그린란드를 ‘대가’의 언어로 끌어왔다. 유럽이 가장 두려워하던 바로 그 연결고리가 공개석상에서 언급된 것이다. 동시에 NATO를 향해 “더 내라”는 메시지를 반복하며, 안보 공공재의 가격표를 다시 쓰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이 구도에서 유럽은 방위비를 올리든, 관세 대응을 하든, 혹은 외교적으로 봉합하든 간에 ‘재정, 성장, 정치’의 트릴레마에서 한 축을 반드시 희생해야 한다. 다보스의 공기가 무거운 이유는 이 트릴레마가 이제 가정이 아니라 청구서가 되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이런 지정학적 소음 속에서도 자본시장 쪽 다보스는 오히려 “딜”과 “AI”로 다시 정렬되고 있다는 점이다. 모건스탠리 CEO는 M&A와 IPO에 대해 자신감이 높다고 말했고, 엔비디아 CEO는 AI 인프라에 향후 수년간 ‘수조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보스는 겉으로는 그린란드로 불타지만, 안쪽 방에서는 자본이 다음 사이클의 설비투자, 상장, 재편의 타이밍을 계산한다. 이 대비는 중요한 시그널이다. 지정학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올리지만, 기술 및 금융은 그 프리미엄을 전제로 거래의 볼륨을 키우려 한다. 결국 시장은 ‘종말’이 아니라 ‘가격 조정’으로 반응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AI는 ‘찬양’에서 ‘규율’로 넘어가는 중이다. 백악관 AI 고문은 주 단위 규제의 난립이 중국 추격을 돕는다고 경고했고, 세일즈포스 CEO는 아동 보호를 이유로 AI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즉, 다보스의 AI 논의는 이제 “더 빠르게”가 아니라 “누가 규칙을 쓰느냐”로 이동했다. 이것은 기술주 밸류에이션의 핵심 변수가 단순한 성장률에서 정책, 규제, 데이터 접근권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트럼프 본인은 미국이 중국보다 크게 앞서 있다고 말하며 패권 담론을 유지했는데, 이는 결국 ‘기술 경쟁 = 국가 경쟁’ 프레임을 더 단단히 고착시킨다.
투자 관점에서 오늘의 결론은 세 가지다. 첫째, 유럽 자산은 단기적으로 ‘정책 리스크 프리미엄’이 구조화되는 구간에 들어갔다. 관세, 협정, 방위비가 동시에 가격 변수로 올라오면, 밸류에이션은 펀더멘털보다 협상 뉴스플로우에 더 민감해진다. 둘째, 미국 자산은 “팔기 어렵다”는 구조적 현실이 재확인되었지만, 그 대가로 변동성의 방향키를 정치가 쥐게 된다. 즉, 미국 익스포저는 줄이기보다 ‘헤지의 질’을 높이는 쪽이 더 현실적이다. 셋째, AI는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규제, 에너지, 공급망이라는 제약이 동시에 부상하면서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요약하면, 다보스 3일차는 ‘질서의 종말’이 아니라 ‘질서의 가격표’가 공개된 날이다. 트럼프는 그린란드를 통해 동맹을 계약으로 바꾸고, 유럽은 원칙을 통해 협상 자체를 거부하며, 자본은 그 사이에서 미국을 버리지 못한 채 우회로를 찾는다. 시장은 결국 이 모든 것을 서사로 소비하지 않고, 스프레드와 변동성과 헤지 비용으로 계산한다. 그리고 다보스는 늘 그랬듯, 가장 큰 진실을 무대가 아니라 계산기에서 드러낸다.
- Macro Trader.
Big Take: Wall Street Chiefs Try to Lie Low to Avoid Trump’s Trolling
스위스 다보스의 눈 덮인 계곡에서 세계 최대 투자회사 임원들이 비공개 조찬 회동을 가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보스 도착을 앞두고 글로벌 시장에 미칠 영향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블랙록, TPG, 테마섹 등 대형 금융사 고위 인사들이 참석했지만, 대화 내내 ‘트럼프’라는 이름은 직접 언급되지 않았다.
미국 정책 변화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효과가 주된 화두였다. 특히 미국의 그린란드 편입 요구를 둘러싼 긴장이 시장에 미칠 여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지만, 발언자들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2026년 초 월가의 풍경은 이처럼 ‘조심스러운 춤’에 가깝다. 고객들에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리스크를 설명하면서도, 대통령의 반감을 사지 않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 해답으로 거론된 것이 자기검열이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 사례는 이런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린 지난 일요일,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외환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인수 위협을 언급하며 유럽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 보유를 꺼릴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고객들에게 배포했다. 그러나 수요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크리스티안 제빙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가 해당 보고서와 거리를 두기 위해 직접 연락해왔다고 밝혔다.
월가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특정 기업이나 경영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압박하는 태도가 금융권 전반의 자기검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대형 투자사 CEO는 “임원들끼리는 사적으로 걱정을 털어놓지만, 공개 발언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주택 정책, 신용카드 금리, 관세 등에서 급격한 변화를 예고하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RBC블루베이의 팀 애시 선임 전략가는 베선트 장관의 발언에 대해 “권위주의 체제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견제와 균형이 사라지면 결국 잘못된 정책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유럽 금융권에서는 연구진에게 민감한 주제를 피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유럽 간 긴장이 고조될수록 애널리스트들의 공개 발언 제한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위축은 실질적인 경영 리스크와도 연결된다. 트럼프 행정부를 자극할 경우 미국 내 영업이나 비자 갱신 등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런던정경대(LSE)의 톰 키르히마이어 교수는 “금융권 전반에 두려움의 문화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보스에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CEO 역시 중도적인 발언을 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조치에 대해 “강한 나토와 강한 유럽을 원한다”며 “그 목표에 도움이 되는 정책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관세와 이민 정책에 대해서는 기존의 비판적 입장을 유지했다.
반면 켄 그리핀 시타델 창업자는 기업인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보다 솔직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때로는 도발적이지만, 분명히 귀를 기울인다”며 “침묵은 실수”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 비판 사례는 금융권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과거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를 조롱하거나, 관세 부담을 경고한 이코노미스트를 공개 비난한 바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스티븐 청 백악관 커뮤니케이션국장이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이후, 해당 분석을 내놓은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를 두고 ‘트럼프를 어떤 경우에도 지지하지 않는 반트럼프 인사”라며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실제로 JP모간의 마이클 셈발레스트 전략가는 지난해 보고서 일부를 검게 가린 채 배포하며,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망치같은 무차별적 접근’이라고 표현했다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모간스탠리의 테드 픽 최고경영자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연구의 목표는 독립성과 영향력을 갖추되, 불필요하게 공격적인 내용을 담지 않는 데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자극적인 주장으로 주목을 끌거나 일시적 화제를 노리는, 이른바 ‘워홀 모먼트’를 얻기 위한 연구는 기관에 공정하지 않다”며 “이러한 접근은 특정 정부나 관련 당사자를 곤란한 입장에 놓이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기검열의 부작용도 지적된다. 스트래티지 리스크의 아이작 스톤 피쉬 CEO는 “정치적 이유로 분석을 왜곡하면 정책 결정자들이 위험 신호를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덴마크 연기금 아카데미커펜션은 이달 말까지 미 국채에서 철수할 계획이며, 스웨덴 연기금 알렉타도 미국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을 이유로 미 국채 비중을 줄였다고 밝혔다.
월가 전반은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규제 완화와 시장 상승이라는 혜택을 누려왔다. 그러나 올해들어 주택 투자 제한, 신용카드 금리 상한 요구, 대형 은행 대상 소송 등 돌발 정책이 잇따르며 금융권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도이체방크 측은 “연구진은 독립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며, 개별 보고서는 경영진의 공식 입장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Bloomberg.
스위스 다보스의 눈 덮인 계곡에서 세계 최대 투자회사 임원들이 비공개 조찬 회동을 가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보스 도착을 앞두고 글로벌 시장에 미칠 영향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블랙록, TPG, 테마섹 등 대형 금융사 고위 인사들이 참석했지만, 대화 내내 ‘트럼프’라는 이름은 직접 언급되지 않았다.
미국 정책 변화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효과가 주된 화두였다. 특히 미국의 그린란드 편입 요구를 둘러싼 긴장이 시장에 미칠 여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지만, 발언자들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2026년 초 월가의 풍경은 이처럼 ‘조심스러운 춤’에 가깝다. 고객들에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리스크를 설명하면서도, 대통령의 반감을 사지 않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 해답으로 거론된 것이 자기검열이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 사례는 이런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린 지난 일요일,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외환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인수 위협을 언급하며 유럽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 보유를 꺼릴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고객들에게 배포했다. 그러나 수요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크리스티안 제빙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가 해당 보고서와 거리를 두기 위해 직접 연락해왔다고 밝혔다.
월가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특정 기업이나 경영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압박하는 태도가 금융권 전반의 자기검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대형 투자사 CEO는 “임원들끼리는 사적으로 걱정을 털어놓지만, 공개 발언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주택 정책, 신용카드 금리, 관세 등에서 급격한 변화를 예고하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RBC블루베이의 팀 애시 선임 전략가는 베선트 장관의 발언에 대해 “권위주의 체제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견제와 균형이 사라지면 결국 잘못된 정책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유럽 금융권에서는 연구진에게 민감한 주제를 피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유럽 간 긴장이 고조될수록 애널리스트들의 공개 발언 제한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위축은 실질적인 경영 리스크와도 연결된다. 트럼프 행정부를 자극할 경우 미국 내 영업이나 비자 갱신 등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런던정경대(LSE)의 톰 키르히마이어 교수는 “금융권 전반에 두려움의 문화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보스에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CEO 역시 중도적인 발언을 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조치에 대해 “강한 나토와 강한 유럽을 원한다”며 “그 목표에 도움이 되는 정책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관세와 이민 정책에 대해서는 기존의 비판적 입장을 유지했다.
반면 켄 그리핀 시타델 창업자는 기업인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보다 솔직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때로는 도발적이지만, 분명히 귀를 기울인다”며 “침묵은 실수”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 비판 사례는 금융권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과거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를 조롱하거나, 관세 부담을 경고한 이코노미스트를 공개 비난한 바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스티븐 청 백악관 커뮤니케이션국장이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이후, 해당 분석을 내놓은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를 두고 ‘트럼프를 어떤 경우에도 지지하지 않는 반트럼프 인사”라며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실제로 JP모간의 마이클 셈발레스트 전략가는 지난해 보고서 일부를 검게 가린 채 배포하며,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망치같은 무차별적 접근’이라고 표현했다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모간스탠리의 테드 픽 최고경영자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연구의 목표는 독립성과 영향력을 갖추되, 불필요하게 공격적인 내용을 담지 않는 데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자극적인 주장으로 주목을 끌거나 일시적 화제를 노리는, 이른바 ‘워홀 모먼트’를 얻기 위한 연구는 기관에 공정하지 않다”며 “이러한 접근은 특정 정부나 관련 당사자를 곤란한 입장에 놓이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기검열의 부작용도 지적된다. 스트래티지 리스크의 아이작 스톤 피쉬 CEO는 “정치적 이유로 분석을 왜곡하면 정책 결정자들이 위험 신호를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덴마크 연기금 아카데미커펜션은 이달 말까지 미 국채에서 철수할 계획이며, 스웨덴 연기금 알렉타도 미국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을 이유로 미 국채 비중을 줄였다고 밝혔다.
월가 전반은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규제 완화와 시장 상승이라는 혜택을 누려왔다. 그러나 올해들어 주택 투자 제한, 신용카드 금리 상한 요구, 대형 은행 대상 소송 등 돌발 정책이 잇따르며 금융권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도이체방크 측은 “연구진은 독립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며, 개별 보고서는 경영진의 공식 입장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Bloomberg.
AI & Robot: Robotics Startup Skild AI Valued Above $14 Billion in New Funding Round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는 방법을 학습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급성장 스타트업 스킬드 AI(Skild AI Inc.)가 최근 신규 투자 라운드에서 약 14억달러를 조달했으며, 이로 인해 기업가치는 14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불과 7개월 전 평가액의 세 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번 시리즈 C 라운드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주도했으며, 엔비디아, 맥쿼리 그룹, 1789 캐피털, 그리고 제프 베이조스의 개인 투자회사 베조스 익스페디션스(Bezos Expeditions)가 참여했다고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디팍 파탁이 블룸버그에 밝혔다.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펠리시스 벤처스, 세쿼이아 캐피털, 코튜 매니지먼트 등 기존 투자자들도 이번 라운드에 다시 참여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 LG전자, 세일즈포스 등이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스킬드는 현재까지 약 20억달러를 조달했으며, 지난해 6월 기준 기업가치는 약 45억달러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한 바 있다.
2023년에 설립된 스킬드는 로보틱스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유력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신생 기업군의 일원이다. 다수의 로보틱스 기업들이 특정 작업 영역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스킬드는 AI 기반의 로봇 ‘두뇌’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단일 작업 흐름을 최적화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보고 연습하며 배우는 방식처럼 시스템을 학습시켜 다양한 환경과 과업에 적응할 수 있는 범용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로봇의 인터넷’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라고 파탁은 인터뷰에서 말했다. “데이터 없이 로봇의 두뇌를 만들 수는 없죠.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로보틱스를 위한 범용 두뇌를 만드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어떤 로봇이든, 어떤 작업이든, 어떤 상황이든 하나의 두뇌로 대응하는 것입니다.”
파탁에 따르면 스킬드 브레인(Skild Brain) 소프트웨어는 별도의 맞춤형 아키텍처 없이도 표준 그래픽처리장치에 탑재할 수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대규모 인간 행동 영상 라이브러리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학습된다. 실제 환경에서의 행동과 실수는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내며, 이는 성능을 개선하는 피드백 루프를 형성한다. 회사 측은 관절 움직임이나 힘과 같은 내부 신호와 시각 등 외부 인식을 결합해 로봇이 자신과 주변 환경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팔 하나가 고장 나더라도 작업을 계속 수행합니다,”라고 스킬드의 사장이자 공동창업자인 아비나브 굽타는 이 기술의 적응력을 설명했다. “다리 하나가 고장 나도 넘어지지 않습니다. 이는 이전의 로봇들이 갖지 못했던 안전 관점을 제공합니다.”
파탁은 이번 신규 자금이 스킬드 브레인의 보급 확대, 학습 고도화, 그리고 더 많은 환경에서 더 많은 로봇을 배치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병원, 가정, 창고, 건설 현장 등 다양한 환경에서 사족보행 로봇부터 로봇 팔과 손까지 여러 유형의 로봇과 호환된다. 또한 장애물을 뛰어넘거나 물체를 집는 동작 등 복잡한 물리적 행동을 수행하는 데 휴머노이드 로봇을 지원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식기세척기 정리, 청소, 달걀 요리 같은 작업도 포함된다.
스킬드는 2025년 몇 달 만에 매출이 ‘제로’에서 수천만달러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스타트업은 8곳 이상의 고객사와 협력 중이다. 다만 회사는 파트너 명단 공개를 거부했다.
한 고객사는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 공기질을 측정하는 서비스 로봇을 배치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한국의 IT 서비스 기업 LG CNS는 스킬드와 휴머노이드 솔루션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주 가정용 로봇을 공개했다.)
스킬드의 이번 대규모 투자 유치와 급등한 기업가치는 대형 기술 기업들이 대규모 인수합병 대신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는 보다 큰 흐름을 보여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은 스킬드에 대한 투자를 통해 대규모 인수 없이도 스타트업과 인재에 대한 가시성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엔비디아 역시 피겨 AI(Figure AI), 서브 로보틱스(Serve Robotics) 등 다른 로보틱스 기업들에 투자해 왔다.
스킬드만이 로봇을 더 지능적이고 상황 인식 능력이 뛰어나게 만들려는 신생 기업은 아니다. 삼성의 지원을 받는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는 지난해 말 기준 기업가치 56억달러로 평가됐으며, 유사한 영역에서 활동 중이다.
전반적으로 업계는 특히 소비자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둘러싼 설계 및 공학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배터리 수명, 이동성, 안전성은 여전히 대규모 보급을 가로막는 제약 요인이다. 예컨대 테슬라는 옵티머스 로봇을 시장에 내놓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어 왔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부사장이자 수석 애널리스트인 크레이그 르클레어는 로보틱스 산업이 현재 “GPT의 순간”에 와 있다고 평가했다. 즉, 단일 작업 기계에서 범용 로봇으로 전환되는 단계라는 것이다.
“대규모 언어 모델이 인터넷을 읽으며 말을 배웠듯이, 새로운 시각-언어-행동(VLA) 모델은 수백만 시간의 영상을 보며 움직임을 학습하고 있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이러한 VLA 모델은 “걷기나 빨래 개기 같은 저수준 운동 능력을 훨씬 쉽게 만들어준다”고 덧붙였다.
스킬드는 10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이들 다수는 메타 플랫폼스, 테슬라, 엔비디아, 아마존, 알파벳 산하 구글 등에서 합류했다.
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는 챗GPT 출시 수개월 전인 2022년 초에 시작됐다. 공동창업자들은 메타의 로보틱스 연구소에서 함께 일했고 이후 카네기멜런대 로보틱스 연구소 교수로 재직하며 학계에서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파탁의 연구실은 학회에서 실제 시연을 선보였지만, 당시에는 컴퓨팅 파워가 제한적이었고 대규모로 사용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높았다.
“로보틱스는 본질적으로 항상 영상과 관련돼 왔다는 점에서, 우리는 변화의 조짐을 분명히 볼 수 있었습니다,”라고 굽타는 말했다. 그는 확장이 가능한 스타트업을 시작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은 로봇이 귀엽거나 어려운 일을 해내는 멋진 영상을 올리곤 했지만,” 그는 말했다. “실시간 시연은 드물었죠. 영상은 10번 중 한 번만 성공해도 그 장면만 보여주면 되니까요. 하지만 학회에서 라이브 데모를 하면 실패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파탁과 굽타는 석유 시추 시설, 병원, 공장 등 가혹한 환경에서 일하는 경영진과 현장 근로자들을 만나 로보틱스가 반복적으로 실패하는 지점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2024년 2월, 팀이 유니트리(Unitree)에서 상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구매해 자사 소프트웨어를 설치했을 때, 하루 만에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고 공동창업자들은 전했다. 스킬드는 2024년 여름 스텔스 모드를 벗어나 처음으로 시스템 작동 영상을 공개했으며, 그 다음 해에 본격적인 시연 영상을 내놓았다. 지난해 10월 엔비디아 GTC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 CEO는 스킬드의 소프트웨어가 휴스턴에 건설될 엔비디아의 GPU 공장 자동화에 사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킬드는 미국 내 고도 자동화 확대라는 더 큰 흐름에도 발을 맞추고 있다. 공동창업자들은 로보틱스가 장기적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위험하거나 반복적이거나 기피되는 직무에서 100만 개 이상의 공석을 채우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아주 먼 미래에는 로봇이 인간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올 수도 있습니다,”라고 파탁은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좋은 일입니다. 나쁜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에 대비할 시간이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몇 년 안에 벌어질 일은 아닙니다.”
- Bloomberg.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는 방법을 학습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급성장 스타트업 스킬드 AI(Skild AI Inc.)가 최근 신규 투자 라운드에서 약 14억달러를 조달했으며, 이로 인해 기업가치는 14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불과 7개월 전 평가액의 세 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번 시리즈 C 라운드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주도했으며, 엔비디아, 맥쿼리 그룹, 1789 캐피털, 그리고 제프 베이조스의 개인 투자회사 베조스 익스페디션스(Bezos Expeditions)가 참여했다고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디팍 파탁이 블룸버그에 밝혔다.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펠리시스 벤처스, 세쿼이아 캐피털, 코튜 매니지먼트 등 기존 투자자들도 이번 라운드에 다시 참여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 LG전자, 세일즈포스 등이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스킬드는 현재까지 약 20억달러를 조달했으며, 지난해 6월 기준 기업가치는 약 45억달러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한 바 있다.
2023년에 설립된 스킬드는 로보틱스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유력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신생 기업군의 일원이다. 다수의 로보틱스 기업들이 특정 작업 영역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스킬드는 AI 기반의 로봇 ‘두뇌’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단일 작업 흐름을 최적화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보고 연습하며 배우는 방식처럼 시스템을 학습시켜 다양한 환경과 과업에 적응할 수 있는 범용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로봇의 인터넷’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라고 파탁은 인터뷰에서 말했다. “데이터 없이 로봇의 두뇌를 만들 수는 없죠.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로보틱스를 위한 범용 두뇌를 만드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어떤 로봇이든, 어떤 작업이든, 어떤 상황이든 하나의 두뇌로 대응하는 것입니다.”
파탁에 따르면 스킬드 브레인(Skild Brain) 소프트웨어는 별도의 맞춤형 아키텍처 없이도 표준 그래픽처리장치에 탑재할 수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대규모 인간 행동 영상 라이브러리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학습된다. 실제 환경에서의 행동과 실수는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내며, 이는 성능을 개선하는 피드백 루프를 형성한다. 회사 측은 관절 움직임이나 힘과 같은 내부 신호와 시각 등 외부 인식을 결합해 로봇이 자신과 주변 환경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팔 하나가 고장 나더라도 작업을 계속 수행합니다,”라고 스킬드의 사장이자 공동창업자인 아비나브 굽타는 이 기술의 적응력을 설명했다. “다리 하나가 고장 나도 넘어지지 않습니다. 이는 이전의 로봇들이 갖지 못했던 안전 관점을 제공합니다.”
파탁은 이번 신규 자금이 스킬드 브레인의 보급 확대, 학습 고도화, 그리고 더 많은 환경에서 더 많은 로봇을 배치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병원, 가정, 창고, 건설 현장 등 다양한 환경에서 사족보행 로봇부터 로봇 팔과 손까지 여러 유형의 로봇과 호환된다. 또한 장애물을 뛰어넘거나 물체를 집는 동작 등 복잡한 물리적 행동을 수행하는 데 휴머노이드 로봇을 지원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식기세척기 정리, 청소, 달걀 요리 같은 작업도 포함된다.
스킬드는 2025년 몇 달 만에 매출이 ‘제로’에서 수천만달러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스타트업은 8곳 이상의 고객사와 협력 중이다. 다만 회사는 파트너 명단 공개를 거부했다.
한 고객사는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 공기질을 측정하는 서비스 로봇을 배치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한국의 IT 서비스 기업 LG CNS는 스킬드와 휴머노이드 솔루션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주 가정용 로봇을 공개했다.)
스킬드의 이번 대규모 투자 유치와 급등한 기업가치는 대형 기술 기업들이 대규모 인수합병 대신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는 보다 큰 흐름을 보여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은 스킬드에 대한 투자를 통해 대규모 인수 없이도 스타트업과 인재에 대한 가시성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엔비디아 역시 피겨 AI(Figure AI), 서브 로보틱스(Serve Robotics) 등 다른 로보틱스 기업들에 투자해 왔다.
스킬드만이 로봇을 더 지능적이고 상황 인식 능력이 뛰어나게 만들려는 신생 기업은 아니다. 삼성의 지원을 받는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는 지난해 말 기준 기업가치 56억달러로 평가됐으며, 유사한 영역에서 활동 중이다.
전반적으로 업계는 특히 소비자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둘러싼 설계 및 공학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배터리 수명, 이동성, 안전성은 여전히 대규모 보급을 가로막는 제약 요인이다. 예컨대 테슬라는 옵티머스 로봇을 시장에 내놓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어 왔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부사장이자 수석 애널리스트인 크레이그 르클레어는 로보틱스 산업이 현재 “GPT의 순간”에 와 있다고 평가했다. 즉, 단일 작업 기계에서 범용 로봇으로 전환되는 단계라는 것이다.
“대규모 언어 모델이 인터넷을 읽으며 말을 배웠듯이, 새로운 시각-언어-행동(VLA) 모델은 수백만 시간의 영상을 보며 움직임을 학습하고 있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이러한 VLA 모델은 “걷기나 빨래 개기 같은 저수준 운동 능력을 훨씬 쉽게 만들어준다”고 덧붙였다.
스킬드는 10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이들 다수는 메타 플랫폼스, 테슬라, 엔비디아, 아마존, 알파벳 산하 구글 등에서 합류했다.
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는 챗GPT 출시 수개월 전인 2022년 초에 시작됐다. 공동창업자들은 메타의 로보틱스 연구소에서 함께 일했고 이후 카네기멜런대 로보틱스 연구소 교수로 재직하며 학계에서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파탁의 연구실은 학회에서 실제 시연을 선보였지만, 당시에는 컴퓨팅 파워가 제한적이었고 대규모로 사용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높았다.
“로보틱스는 본질적으로 항상 영상과 관련돼 왔다는 점에서, 우리는 변화의 조짐을 분명히 볼 수 있었습니다,”라고 굽타는 말했다. 그는 확장이 가능한 스타트업을 시작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은 로봇이 귀엽거나 어려운 일을 해내는 멋진 영상을 올리곤 했지만,” 그는 말했다. “실시간 시연은 드물었죠. 영상은 10번 중 한 번만 성공해도 그 장면만 보여주면 되니까요. 하지만 학회에서 라이브 데모를 하면 실패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파탁과 굽타는 석유 시추 시설, 병원, 공장 등 가혹한 환경에서 일하는 경영진과 현장 근로자들을 만나 로보틱스가 반복적으로 실패하는 지점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2024년 2월, 팀이 유니트리(Unitree)에서 상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구매해 자사 소프트웨어를 설치했을 때, 하루 만에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고 공동창업자들은 전했다. 스킬드는 2024년 여름 스텔스 모드를 벗어나 처음으로 시스템 작동 영상을 공개했으며, 그 다음 해에 본격적인 시연 영상을 내놓았다. 지난해 10월 엔비디아 GTC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 CEO는 스킬드의 소프트웨어가 휴스턴에 건설될 엔비디아의 GPU 공장 자동화에 사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킬드는 미국 내 고도 자동화 확대라는 더 큰 흐름에도 발을 맞추고 있다. 공동창업자들은 로보틱스가 장기적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위험하거나 반복적이거나 기피되는 직무에서 100만 개 이상의 공석을 채우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아주 먼 미래에는 로봇이 인간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올 수도 있습니다,”라고 파탁은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좋은 일입니다. 나쁜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에 대비할 시간이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몇 년 안에 벌어질 일은 아닙니다.”
- Bloomberg.
Gold Mining Industry: The Gold Boom Has Miners Scrambling to Find the Next Mother Lode
수년 동안 현지에서 ‘자마 자마(zama zamas)’로 불리는 수백 명의 불법 광부들이 도시 외곽 이 땅에서 손으로 판 갱도 속에서 망치와 정을 들고 금을 캐왔다.
이제 이 부지는 15년 넘게 없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새로운 지하 금광으로 탈바꿈했다. 사상 최고가에 거래되는 금 생산을 늘리려는 전 세계적 움직임의 일부다.
“마치 매드맥스 영화 같았다”고 이 광산을 소유한 호주 회사 웨스트 윗츠 마이닝의 최고경영자 루디 데이셀은 말했다. “기어 들어가려면 배를 바닥에 붙이고 엎드려야 했다.”
약 1억 달러의 투자가 이 광산에 쏟아지고 있다. 현재 근로자들은 안전모를 착용하고 비상 호흡 장비를 휴대하며 첨단 드릴과 기타 장비를 사용한다. ‘칼라 섈로우스(Qala Shallows)’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10월에 첫 금 회수를 달성했으며 현재 시세 기준으로 45억 달러가 넘는 금을 생산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 선물 가격은 지정학적 우려 고조 등 여러 요인에 힘입어 월요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000달러를 넘어섰다. 이 귀금속의 가치는 2년도 안 되는 기간에 두 배 이상 뛰었다.
이 급등은 전 세계 광산업체들의 수익을 끌어올렸고 이에 따라 오래된 광산 재가동, 기존 사업 확장, 신규 프로젝트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S&P 글로벌 에너지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금 탐사 예산은 11% 증가해 61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
세계 최대 금 생산업체 뉴몬트는 가나의 아하포 노스(Ahafo North) 광산을 10월 상업 생산 단계에 올렸다. 2위 생산업체 배릭 마이닝은 올해 네바다주의 포마일(Fourmile) 프로젝트에서 지하 개발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이번 금 붐이 침체돼 있던 산업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이 나라는 20세기 대부분 기간 동안 세계 최대 금 생산국으로 인류가 생산한 금괴와 금 장신구의 거의 절반을 만들어냈지만 2007년 이후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며 세계 1위 자리에서 12위까지 밀려났다.
투자자들은 남아공의 노후하고 깊은 광산들을 위험하고 비용이 많이 들며 노동 문제에 취약하다고 본다. 강력한 노조로 인한 임금 상승과 기계화되지 않은 작업 방식 탓에 남아공의 금 생산 비용은 세계 최고 수준 중 하나다.
웨스트 윗츠는 2021년쯤 처음으로 칼라 섈로우스의 자금 조달을 시도했지만 어려움을 겪었다. “투자자들은 우리와 얘기조차 하려 하지 않았다”고 데이셀은 말했다. “그들은 남아공을 좋아하지 않는다.”
금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 프로젝트는 현지 은행, 개발금융기관, 미국의 광산 금융 회사 등으로부터 자금을 확보했다.
요하네스버그 도심에서 불과 10마일 떨어진 이 신광산은 다른 남아공 프로젝트에 비해 장점이 있다. 이름 그대로 칼라 섈로우스는 현재 깊이가 약 200피트이며 최종적으로는 약 2,800피트까지 내려갈 계획으로 이는 남아공에서 가장 깊은 광산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 프로젝트는 현대적 기술도 활용한다. 완전히 어두운 갱도 안에서 진흙이 묻은 작업자들이 머리등을 켠 채 두 명씩 팀을 이뤄 암반을 뚫으며 긴 가느다란 노즐에서 고압의 물을 분사해 광석을 느슨하게 만드는 수압 드릴을 사용한다. 이 광산의 손익분기점은 온스당 1,291달러로 더 깊고 까다로운 조건에서 운영되는 남아공의 대형 광산들보다 낮다.
칼라 섈로우스의 생산량만으로 남아공 금 산업이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겠지만 기록적인 금 가격이 정체된 산업에 새 활력을 주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다.
남아공 최대 금 생산업체 하모니 골드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음포넹(Mponeng) 광산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예상 수명을 20년으로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2위 업체 시바니예 스틸워터는 번스톤(Burnstone) 광산 재가동을 검토 중이다.
전반적인 증설 경쟁은 새로운 과제도 낳고 있다. 숙련 인력을 찾기 어려워졌고 장비 대기 명단도 길어졌다고 데이셀은 말했다. 그는 지구물리학자이자 광산 엔지니어로 아프리카 전역의 여러 광산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웨스트 윗츠는 호주 본국에도 금과 구리 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급등한 가격을 활용하기 위해 칼라 섈로우스를 예정보다 1년 앞당겨 생산에 돌입했다.
“이 모든 것은 매우 빠른 현금 흐름을 만들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데이셀은 광산 입구 위에 놓인 사무실, 탈의실, 작업자들이 지하로 내려가기 전 머리등을 착용하는 램프실로 쓰이는 컨테이너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전에 칼라 섈로우스에서 금을 캐던 자마 자마 광부들은 웨스트 윗츠의 채굴 허가 구역 밖에 있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도록 유도됐다.
칼라 섈로우스의 급여 인원은 연말까지 400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 광산은 2026년에 약 6,000온스의 금을 회수하고 2029년에는 연간 약 7만 온스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광산 수명은 약 17년으로 추정된다.
“남아공 금광 산업은 그동안 온갖 악재를 겪어왔다”고 자산운용사 올드 뮤추얼의 투자 전략가 이작 오덴달은 말했다. “이제 마침내 금 가격 덕분에 이런 부양 효과를 얻게 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 WSJ.
수년 동안 현지에서 ‘자마 자마(zama zamas)’로 불리는 수백 명의 불법 광부들이 도시 외곽 이 땅에서 손으로 판 갱도 속에서 망치와 정을 들고 금을 캐왔다.
이제 이 부지는 15년 넘게 없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새로운 지하 금광으로 탈바꿈했다. 사상 최고가에 거래되는 금 생산을 늘리려는 전 세계적 움직임의 일부다.
“마치 매드맥스 영화 같았다”고 이 광산을 소유한 호주 회사 웨스트 윗츠 마이닝의 최고경영자 루디 데이셀은 말했다. “기어 들어가려면 배를 바닥에 붙이고 엎드려야 했다.”
약 1억 달러의 투자가 이 광산에 쏟아지고 있다. 현재 근로자들은 안전모를 착용하고 비상 호흡 장비를 휴대하며 첨단 드릴과 기타 장비를 사용한다. ‘칼라 섈로우스(Qala Shallows)’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10월에 첫 금 회수를 달성했으며 현재 시세 기준으로 45억 달러가 넘는 금을 생산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 선물 가격은 지정학적 우려 고조 등 여러 요인에 힘입어 월요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000달러를 넘어섰다. 이 귀금속의 가치는 2년도 안 되는 기간에 두 배 이상 뛰었다.
이 급등은 전 세계 광산업체들의 수익을 끌어올렸고 이에 따라 오래된 광산 재가동, 기존 사업 확장, 신규 프로젝트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S&P 글로벌 에너지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금 탐사 예산은 11% 증가해 61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
세계 최대 금 생산업체 뉴몬트는 가나의 아하포 노스(Ahafo North) 광산을 10월 상업 생산 단계에 올렸다. 2위 생산업체 배릭 마이닝은 올해 네바다주의 포마일(Fourmile) 프로젝트에서 지하 개발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이번 금 붐이 침체돼 있던 산업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이 나라는 20세기 대부분 기간 동안 세계 최대 금 생산국으로 인류가 생산한 금괴와 금 장신구의 거의 절반을 만들어냈지만 2007년 이후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며 세계 1위 자리에서 12위까지 밀려났다.
투자자들은 남아공의 노후하고 깊은 광산들을 위험하고 비용이 많이 들며 노동 문제에 취약하다고 본다. 강력한 노조로 인한 임금 상승과 기계화되지 않은 작업 방식 탓에 남아공의 금 생산 비용은 세계 최고 수준 중 하나다.
웨스트 윗츠는 2021년쯤 처음으로 칼라 섈로우스의 자금 조달을 시도했지만 어려움을 겪었다. “투자자들은 우리와 얘기조차 하려 하지 않았다”고 데이셀은 말했다. “그들은 남아공을 좋아하지 않는다.”
금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 프로젝트는 현지 은행, 개발금융기관, 미국의 광산 금융 회사 등으로부터 자금을 확보했다.
요하네스버그 도심에서 불과 10마일 떨어진 이 신광산은 다른 남아공 프로젝트에 비해 장점이 있다. 이름 그대로 칼라 섈로우스는 현재 깊이가 약 200피트이며 최종적으로는 약 2,800피트까지 내려갈 계획으로 이는 남아공에서 가장 깊은 광산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 프로젝트는 현대적 기술도 활용한다. 완전히 어두운 갱도 안에서 진흙이 묻은 작업자들이 머리등을 켠 채 두 명씩 팀을 이뤄 암반을 뚫으며 긴 가느다란 노즐에서 고압의 물을 분사해 광석을 느슨하게 만드는 수압 드릴을 사용한다. 이 광산의 손익분기점은 온스당 1,291달러로 더 깊고 까다로운 조건에서 운영되는 남아공의 대형 광산들보다 낮다.
칼라 섈로우스의 생산량만으로 남아공 금 산업이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겠지만 기록적인 금 가격이 정체된 산업에 새 활력을 주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다.
남아공 최대 금 생산업체 하모니 골드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음포넹(Mponeng) 광산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예상 수명을 20년으로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2위 업체 시바니예 스틸워터는 번스톤(Burnstone) 광산 재가동을 검토 중이다.
전반적인 증설 경쟁은 새로운 과제도 낳고 있다. 숙련 인력을 찾기 어려워졌고 장비 대기 명단도 길어졌다고 데이셀은 말했다. 그는 지구물리학자이자 광산 엔지니어로 아프리카 전역의 여러 광산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웨스트 윗츠는 호주 본국에도 금과 구리 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급등한 가격을 활용하기 위해 칼라 섈로우스를 예정보다 1년 앞당겨 생산에 돌입했다.
“이 모든 것은 매우 빠른 현금 흐름을 만들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데이셀은 광산 입구 위에 놓인 사무실, 탈의실, 작업자들이 지하로 내려가기 전 머리등을 착용하는 램프실로 쓰이는 컨테이너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전에 칼라 섈로우스에서 금을 캐던 자마 자마 광부들은 웨스트 윗츠의 채굴 허가 구역 밖에 있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도록 유도됐다.
칼라 섈로우스의 급여 인원은 연말까지 400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 광산은 2026년에 약 6,000온스의 금을 회수하고 2029년에는 연간 약 7만 온스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광산 수명은 약 17년으로 추정된다.
“남아공 금광 산업은 그동안 온갖 악재를 겪어왔다”고 자산운용사 올드 뮤추얼의 투자 전략가 이작 오덴달은 말했다. “이제 마침내 금 가격 덕분에 이런 부양 효과를 얻게 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 WSJ.
Tech: ASML’s Record Orders Smash Estimates as AI Spurs Demand
ASML의 4분기 수주 규모가 인공지능 인프라의 급속한 확산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첨단 반도체 장비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면서다.
네덜란드 벨트호번에 본사를 둔 ASML은 수요일 실적 발표를 통해 4분기 수주액이 132억 유로(약 158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집계 기준 애널리스트 평균 전망치인 68억5천만 유로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한다.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최첨단 노광 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으로, TSMC와 인텔을 포함한 주요 반도체 제조사를 모두 고객으로 두고 있다. ASML의 장비는 데이터센터에서 AI 모델을 학습 및 운영하는데 핵심이 되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생산에도 필수적이다. 이번 수주 급증은 반도체 업체들이 향후 AI 수요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다.
AI 붐은 과잉투자 우려를 비웃듯 2026년에도 이어지고 있으며, 이달 ASML의 시가총액을 5천억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구축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고, 이는 반도체 업체들의 증설과 맞물려 ASML 제품에 대한 수요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TSMC는 이달 2026년 자본지출이 52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으며, 상당 부분이 첨단 제조 공정에 투입될 예정이다.
ASML에 따르면 지난 분기 수주의 절반 이상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로, 총액은 74억 유로에 이르렀다.
크리스토프 푸케 최고경영자는 발표에서 “최근 몇 달간 고객들로부터 중기 시장 전망에 대해 눈에 띄게 긍정적인 평가를 들었다”며 “이는 AI 관련 수요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한층 강화된 데 기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인식이 중기 설비투자 계획의 뚜렷한 상향과 이번 사상 최대 수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2025년 ASML의 총 순매출은 327억 유로였다. 회사는 올해 매출이 340억~390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는 기존 가이던스보다 상향된 수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4분기 강력한 수주와 388억 유로에 달하는 반도체 장비 수주 잔고를 감안하면 ASML은 2026년에 새로 제시한 매출 목표 범위의 상단에 도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2026년 TSMC의 공격적인 설비투자 계획과 SK하이닉스, 삼성, 마이크론 등 DRAM 업체들의 견조한 투자도 ASML 매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주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AI 모델을 구동할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을 두고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구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례회의에서 향후 수년간 “수조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4분기 기준 ASML의 최대 시장은 중국으로, 전체 시스템 순매출의 36%를 차지했다. 다만 로저 다센 최고재무책임자는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중국 비중이 향후 매출의 약 2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ASML은 미국 주도의 수출 규제로 인해 EUV 노광 장비를 중국에 판매한 적이 없으며, 가장 진보된 심자외선(DUV) 장비 역시 중국으로의 판매가 제한돼 있다. 현재 중국에 공급되는 장비는 최신 모델 대비 여덟 세대 뒤처진 수준이다. 그럼에도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성숙 공정용 칩 생산을 위해 구형 장비를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ASML은 수주 지표가 실제 사업 모멘텀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향후 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수주액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기술 및 IT 조직을 간소화하겠다고 밝혀, 인력 감축 가능성도 시사했다.
푸케 CE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우 잘하고 있고 그 점에 만족하고 있지만, 훌륭한 회사일수록 계속 개선이 필요하다”며 “보다 기민한 조직이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 Bloomberg.
ASML의 4분기 수주 규모가 인공지능 인프라의 급속한 확산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첨단 반도체 장비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면서다.
네덜란드 벨트호번에 본사를 둔 ASML은 수요일 실적 발표를 통해 4분기 수주액이 132억 유로(약 158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집계 기준 애널리스트 평균 전망치인 68억5천만 유로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한다.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최첨단 노광 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으로, TSMC와 인텔을 포함한 주요 반도체 제조사를 모두 고객으로 두고 있다. ASML의 장비는 데이터센터에서 AI 모델을 학습 및 운영하는데 핵심이 되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생산에도 필수적이다. 이번 수주 급증은 반도체 업체들이 향후 AI 수요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다.
AI 붐은 과잉투자 우려를 비웃듯 2026년에도 이어지고 있으며, 이달 ASML의 시가총액을 5천억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구축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고, 이는 반도체 업체들의 증설과 맞물려 ASML 제품에 대한 수요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TSMC는 이달 2026년 자본지출이 52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으며, 상당 부분이 첨단 제조 공정에 투입될 예정이다.
ASML에 따르면 지난 분기 수주의 절반 이상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로, 총액은 74억 유로에 이르렀다.
크리스토프 푸케 최고경영자는 발표에서 “최근 몇 달간 고객들로부터 중기 시장 전망에 대해 눈에 띄게 긍정적인 평가를 들었다”며 “이는 AI 관련 수요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한층 강화된 데 기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인식이 중기 설비투자 계획의 뚜렷한 상향과 이번 사상 최대 수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2025년 ASML의 총 순매출은 327억 유로였다. 회사는 올해 매출이 340억~390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는 기존 가이던스보다 상향된 수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4분기 강력한 수주와 388억 유로에 달하는 반도체 장비 수주 잔고를 감안하면 ASML은 2026년에 새로 제시한 매출 목표 범위의 상단에 도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2026년 TSMC의 공격적인 설비투자 계획과 SK하이닉스, 삼성, 마이크론 등 DRAM 업체들의 견조한 투자도 ASML 매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주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AI 모델을 구동할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을 두고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구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례회의에서 향후 수년간 “수조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4분기 기준 ASML의 최대 시장은 중국으로, 전체 시스템 순매출의 36%를 차지했다. 다만 로저 다센 최고재무책임자는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중국 비중이 향후 매출의 약 2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ASML은 미국 주도의 수출 규제로 인해 EUV 노광 장비를 중국에 판매한 적이 없으며, 가장 진보된 심자외선(DUV) 장비 역시 중국으로의 판매가 제한돼 있다. 현재 중국에 공급되는 장비는 최신 모델 대비 여덟 세대 뒤처진 수준이다. 그럼에도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성숙 공정용 칩 생산을 위해 구형 장비를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ASML은 수주 지표가 실제 사업 모멘텀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향후 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수주액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기술 및 IT 조직을 간소화하겠다고 밝혀, 인력 감축 가능성도 시사했다.
푸케 CE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우 잘하고 있고 그 점에 만족하고 있지만, 훌륭한 회사일수록 계속 개선이 필요하다”며 “보다 기민한 조직이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 Bloomberg.